만도기계·삼성전자 등 선발 김치냉장고 업체들이 성수기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출시를 둘러싸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출시 예정으로 최근 개발, 생산에 돌입한 90ℓ급 이상의 디럭스형 김치냉장고에 대한 출시시기를 이달 말로 연기하면서 삼성전자의 신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120ℓ 용량의 대형 제품을 개발한 만도기계도 본격 출시를 계속 미루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업체들이 김치냉장고 신제품 출시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올해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참여 업체들 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 쟁탈전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만도기계가 대부분의 시장을 석권해온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이 올들어 삼성전자가 만도기계를 바짝 뒤쫓고 있는 데다 LG전자와 대우전자까지 가세, 가전 3사가 모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만도기계는 자사의 「딤채」가 여타 경쟁사 제품에 비해 월등한 품질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이 「딤채」를 마치 김치냉장고의 대명사인 것처럼 인식해온 덕택에 그동안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으나 가전 3사가 모두 가세하면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바짝 긴장하고 있는 눈치다. 이같은 만도기계의 심경은 최근 60ℓ급 제품 2개를 연결, 용량을 120ℓ로 확대한 대용량 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시기에 맞춰 출시키로 하는 등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엿볼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의 경우 그동안 만도기계만을 경쟁상대로 여겨왔으나 LG전자와 대우전자가 계획대로 올 하반기까지 김치냉장고 시장에 모두 참여하면 당장 다가올 성수기에는 그동안 모든 가전시장에서 운명적인 경쟁관계를 지속해온 이들 업체와의 경쟁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신제품에 보다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이 이처럼 경쟁사 동향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함에 따라 올해 규모면에서 대폭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치냉장고 시장은 제품 성능 및 서비스 등 질적인 면에서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