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체들이 최근 VCR의 자체생산을 기피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과 대규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세계 최대의 VCR 공급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최근 일본 가전업체인 아카이사와 연간 70만대, 약 8000만 달러 상당의 VCR OEM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도 올해 일본 도시바와 연간 150만대 규모의 VCR OEM공급계약을 체결했었다.
이에 따라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연간 500만대 이상의 VCR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올해 5000만대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VCR시장에서 양사 모두 시장점유율을 각각 10%대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아카이의 VCR OEM 경쟁입찰에 참가해 최근 국내 및 일본업체들을 제치고 아카이의 최종 공급업체로 선정돼 내년 말까지 총 70만대의 VCR를 OEM방식으로 아카이에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계약 만료 3개월 전까지 특별한 통지가 없을 경우에는 계약을 1년씩 자동연장키로 해 안정적인 생산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다음달부터 국내외 공장에서 아카이의 4개 VCR 기본모델을 중심으로 생산에 착수, 오는 6월부터 본격적인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번 아카이와의 VCR 공급계약을 계기로 아카이와의 관계를 포괄적인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 아래 VCR 외에 비디오CD플레이어(VCP) 및 오디오 등 AV기기 전분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아카이 및 아카이 모기업인 세미테크그룹 경영진이 곧 내한해 컬러TV·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TV·디지털다기능디스크플레이어(DVDP) 등 가전산업 전분야에 걸쳐 양사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200만여대의 VCR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아카이는 그동안 중국과 프랑스의 현지공장에서 VCR를 생산, 충당해 왔으나 중국 위안화가 절하되지 않고 프랑스의 높은 인건비 및 관세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그동안 OEM거래업체를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