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인터파크 김영묵 팀장(34)은 가족들과 함께 쇼핑을 하거나 길을 걸으면서도 쇼윈도에 진열된 상품을 예사로 보지 않는다. 눈에 띄는 상품을 보면 가격은 물론 소비자들의 반응까지 꼼꼼히 물어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김 팀장의 직업은 몰마스터. 상품기획에서부터 판매, 사후 고객지원까지 인터넷 쇼핑몰 운영을 총괄하는 게 그의 일이다.
『상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일이지요. 어떤 상품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지 판단하려면 소비자의 기호는 물론 상품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않고서는 어렵습니다. 물론 인터넷 지식도 있어야 하죠. 웹의 기술발전 추이나 인터넷마케팅 기법 등에 대해 잘 모르면 이용자에게 외면당하는 쇼핑몰이 되고 말거든요.』
김 팀장은 『상품에 대한 이해와 함께 인터넷 기술과 마케팅에 대한 지식이 모두 필요한 직업이 바로 몰마스터』라고 강조한다. 김 팀장이 데이콤인터파크에서 몰마스터 업무를 맡은 것은 지난해초. 아크리스백화점에서 7년간 머천다이저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인터넷 몰마스터로 변신했다. 요즘 김 팀장이 주력하는 제품은 최근 개설한 「북파크(http://www.bookpark.com/)」에서 판매할 음반과 도서. 출판사와 서점을 연결해 이용자들이 빠르고 편리하게 원하는 책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김 팀장의 전략이다.
『한가지 상품을 쇼핑몰에 올리는 데도 신경 써야 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실물시장이나 다른 사이버쇼핑몰에서 유사한 제품이 어떤 조건에 판매되고 있는지 조사해야 하고 제품의 진열 위치나 방식도 고민해야 하죠. 그 외에도 카탈로그 메일을 발송하는 등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고객들의 반응을 점검하는 것도 몰마스터의 몫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힘든 것이 고객의 불만사항을 파악하는 일이다. 고객과의 만남이 사이버스페이스 상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물론 불만사항을 상세히 적어 메일로 보내오는 고객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맘에 안 들면 그냥 다른 쇼핑몰로 이동하고 만다. 실제 매장이라면 고객의 표정이나 말을 듣고 불만사항을 어느 정도 파악하겠지만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말없이 발길을 돌리는 고객의 불만이 뭔지 파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인터넷 쇼핑몰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용자의 구매 형태나 특징, 요구 등을 분석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어려운 만큼 잠재력도 크다는 게 김 팀장의 생각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수시로 진열을 바꿀 수 있고 하루 24시간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벤트나 광고도 할 수 있지요. 실제 시장에 비해 아직은 시장규모가 작고 어려움도 많지만 앞으로 무궁무진한 성장가능성이 있습니다.』
인터넷이 확산되면 될수록 몰마스터의 활동영역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김 팀장은 앞으로 더욱 치밀한 고객관리와 서비스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