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창덕 한국전기공업진흥회 상근부회장
새 밀레니엄을 여는 서기 2000년은 전기 도입 100년이 되는 해다.
지난 1900년 4월 10일 서울 종로에 전등이 점화되면서 시작된 우리나라의 전기산업이 어언 100주년을 맞은 것이다. 더욱이 IMF가 몰고온 한파로 인해 우리 국민이 70년대 석유파동, 80년대 정치적 격변기보다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와중에 전기산업 100주년을 맞이하니 감회가 새롭다.
전기산업이 그동안 국가기간산업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자 경제성장의 기폭제가 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부가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펴면서 한동안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도 했으나 전기산업이 국가의 기간산업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우리의 전기산업은 그동안 수출산업은 아니지만 내수방어산업으로서 수출산업 못지 않게 수입대체와 국가경제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왔다.
또한 세계시장을 단일화시키는 세계무역기구(WTO)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전기업계는 국제경쟁력·기술자생력·경영여건 등이 취약해 해외시장에서 세계 유수기업들과 경쟁하기란 쉽지 않다. 하물며 IMF관리체제 아래서 기업환경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 전기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전력이 제조업체 지원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자금력과 기술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신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는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강화하고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지난 93년부터 추진해온 한전의 전기관련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연구개발지원, 보유기술 무상제공, 해외시장 개척지원 등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부문에 집중됐으며 최근 들어 그 결실을 맺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대중경제론을 펴면서 우리나라도 대만처럼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그동안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해온 한전의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바람직한 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더욱이 한전은 올해 송배전분야에 약 1조원을 추가 배정하는 한편 중소기업 지원예산 250억원을 배정하고 컴퓨터 Y2K문제 해결, ISO인증 획득, 해외전시회 참가지원 등 중소기업 애로사항 해결은 물론 고용창출로 국가 경제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우 바람직한 조치들이다.
물론 이러한 지원사업이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감에서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한전의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업계와 함께 하겠다는 동반자 의식이 강하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며 향후 그 지원규모와 범위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전기분야 제조업체들이 한전의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 기술·품질·가격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신기술·신제품 개발에 가일층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