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기본 수신료 "할인 논쟁"

 월 1만5000원으로 케이블TV 전채널(프리미엄채널 제외)을 볼 수 있는 케이블TV 기본 수신료의 틀이 무너질 것인가. 개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2차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들이 가입자 확대의 일환으로 기본 수신료를 깎는 사례가 발생, 프로그램공급사(PP)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등 기본 수신료 할인을 둘러싼 업계의 논쟁이 활발하다. SO들이 올들어 본격 도입하고 있는 채널티어링에 따른 가격할인이 아니라 전채널을 볼 수 있는 기본 채널의 수신료 인하 움직임이 피어오르는 것이다.

 논란의 발단은 최근 서울지역의 동부와 북부SO를 잇따라 인수하는 등 복수SO(MSO)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2차 SO인 경동SO에서 비롯됐다. 이 회사는 지난 2월부터 방송국사 부근 간선지역의 가입자 6백여명을 유치하면서 기본 수신료를 3000원 내린 1만2000원을 받음으로써 기본 수신료 인하의 불을 지폈다.

 경동SO가 이처럼 기본 수신료를 할인한 근거는 지난해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동SO는 지난해 12월 7일 문화관광부에 「종합유선방송 이용약관 변경승인」을 신청하면서 기본 수신료를 「월 1만5000원 이하」로 책정했었다.

 같은달 24일 문화관광부는 경동SO 이외에 드림씨티·한빛방송 등 다른 SO들의 이용약관 변경도 동시에 승인하면서 「수신료 배분 및 채널구성에 대해서는 프로그램공급사(PP)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경동SO는 이용약관의 「기본 수신료 1만5000원 이하」라는 근거를 들어 가입자를 모집하면서 기본 수신료 할인을 전격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동SO측은 이에 대해 『개국 초기 가입자 확대를 위한 임시방편으로 이같은 할인행사를 실시했다』고 시인하고 『특히 남양주지역 가운데 중계유선업체를 인수하지 못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입자 확대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이 PP들을 진정시키지는 못했다. PP협의회 실무책임자들은 지난 13일 오후 협회회의실에서 전체모임을 갖고 경동SO측의 기본 수신료 할인에 대한 토론을 벌여 「즉각 기본 수신료 1만5000원을 받을 것」을 결의, 이를 경동SO측에 통보했다.

 「가입자 확대」라는 사정은 이해하지만 이를 묵인할 경우 다른 SO들도 덩달아 기본 수신료를 내리는 단초가 돼 결과적으로 케이블TV사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 이같은 결정의 주된 이유다.

 이를 입증하듯 SO들의 기본 수신료 할인 움직임이 도처에서 포착되고 있다. PP측은 경남지역의 2차 SO인 서경방송이 최근 인수한 중계유선지역의 가입자들에게 전채널을 볼 수 있도록 하면서도 월 3000원만을 받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케이블TV의 중계유선화가 번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경SO측은 『현재 인수한 중계유선의 기존망으로도 케이블TV 전채널을 수신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가리는 시험방송일 뿐, 기본 수신료를 내리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PP들은 경동SO에 대해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의 수신료는 무료로 하는 대신 6월분부터는 정상 요금(1만5000원)을 기준으로 자신들의 몫(32.5%)을 받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 당사자인 경동SO 역시 이에 대한 대책을 확정, PP들과의 불협화음을 조기에 종식시키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동SO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신규 가입자에 대해서는 PP들의 요구대로 월 1만5000원을 받겠다』고 밝히고, 『그러나 기존 가입자들의 경우 반발을 고려해 연말까지 현재의 수신료를 받되 6월분부터는 PP들의 요구대로 따를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PP들의 수용여부가 주목된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