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원격검침시스템 "봇물"

 검침원들이 일일이 수용가를 방문하지 않고도 전화선·전력선·케이블TV망 등을 이용해 수용가의 전력 사용량을 점검할 수 있는 원격검침(AMR:Automatic Meter Reading)시스템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17일 옴니시스템·양지씨앤씨·LG산전 등 관련업체들은 최근 들어 오피스텔 등 복합 주택이나 아파트·고급 연립주택 등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AMR시스템을 잇따라 개발, 보급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AMR시스템은 특히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에 따른 건설업체들의 옵션설치 품목으로 지정되는 등 아파트용 수요 급증세를 반영하면서 올해 50억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규업체들의 시장 참여는 물론 관련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기존 업체간 경쟁도 활기를 보이고 있다.

 서울테크노마트, 부산 르네시떼 등 대형 건물에 AMR용 전자식 전력량계를 공급한 바 있는 옴니시스템(대표 강재석)은 최근 단위세대 전력량계에 이어 다세대용 원격검침 전력량계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별도의 중계장치 없이 전용선이나 전화선을 이용해 수천 세대의 전력량을 50초 정도에 동시 검침할 수 있다. 특히 시간대별 및 일별·월별 전력 사용량에 대한 기록 및 통계분석이 가능해 시간대별로 과금할 경우 전력 사용량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이 원격검침 관련기술 특허를 출원하는 한편 계단식 아파트 또는 상가·오피스텔을 대상으로 무선주파수(RF)방식을 이용한 제품 공급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양지씨앤씨(대표 송호상)는 기존 아날로그 시스템에 칩세트를 내장, 중앙에서 검침할 수 있는 디지털 시스템을 최근 내놓았다.

 원격검침장비·데이터컨트롤박스·중앙관제센터 등으로 구성된 이 시스템은 데이터컨트롤박스에 전달된 전기, 상·하수도, 가스계량기의 AMR 신호를 중앙관제센터에서 확인·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회사는 내수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 계획을 세우고 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을 대상으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LG산전(대표 손기락)은 2백20V 전력선을 통신선으로 활용해 별도의 배선·배관공사가 필요없도록 설계한 AMR시스템을 내놓고 안양시 등 수도권 일원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나섰다.

 이 회사의 AMR시스템은 출력 및 메모리 용량과 중계기능을 확장하고 자체 통신거리를 10㎞이상 늘리는 등 기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 지역 단위로 수집된 데이터의 전송을 위해 무선 등 다양한 통신방식을 적용, 대규모 수용가를 대상으로 한 제품 적용도 가능하도록 했다.

 관련업계는 『AMR시스템이 원격 전력량 자동검침은 물론 에너지의 효율적 관리·정확성·범죄예방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향후 가스, 상·하수도 검침분야 등으로 관련기술의 활용 범위가 확산될 것』이라며 시장확대를 낙관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