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병 한국다이요잉크 연구소장
이동전화기·캠코더·팜톱 PC 등으로 대표되는 이동통신기기는 상업적·기술적·사회적 관점에서 우리의 삶과 행동양식에 새로운 개념을 불어넣는 대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 제품들은 한결같이 경박단소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전자제품의 첨단에 자리잡고 있다.
이 제품이 이처럼 얇고 가볍게 설계될 수 있는 까닭은 핵심부품이면서 각종 전자부품을 실장하고 있는 다층인쇄회로기판(MLB)의 제조기법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여기에 적용된 기술이 최근 전세계 인쇄회로기판(PCB)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빌드업 기술이다.
빌드업 공법은 기존 기계 드릴의 가공한계인 직경 300미크론보다 미세한 150미크론 이하의 미세 홀을 가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1㎠당 20개 이상의 미세홀과 1㎜ 이하의 피치를 갖는 각종 소형 첨단 전자부품을 PCB에 실장할 수 있다.
지난해 전세계 빌드업 기판 시장은 8억7000만 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이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미국이 7%, 유럽이 5%, 아시아가 2%를 차지하고 있다.
이 분야 최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매년 40%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오는 2000년에는 일본 전체 산업용 PCB시장의 20%에 달하는 240만㎡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여기에다 일본빅터·히타치·미쓰비시전기·일본IBM·일본전기·이비덴·일본CMK·이스턴·마쓰시타전자부품·도시바 등 내로라 하는 일본 전자 및 PCB업체들은 올 들어 경쟁적으로 빌드업 기판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동전화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해 PCB 선두업체들이 빌드업 기판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중견 PCB업체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이동전화기의 수출이 호조를 보여 빌드업 기판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 디지털카메라·PDA 등 이동통신단말기 등으로 적용분야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빌드업 공법은 RCC(Resin Coated Copper)를 레이저드릴로 가공하는 공법과 열경화성수지를레이저드릴로 가공하는 방법, 감광성수지공법 등으로 크게 구분된다.
이들 공법은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는데 현재는 RCC공법이 주로 적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열경화성수지공법 및 감광성수지공법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보다 빌드업공법에서 한발 앞선 일본 PCB업체들도 이같은 추세의 빌드업 기법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기업 PCB업체를 중심으로 RCC공법을 이용한 빌드업 PCB를 양산하고 있고 일부 선두업체는 열경화성수지와 레이저드릴을 이용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빌드업 기판 기술은 기존 PCB 제조공법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첨단 PCB 제조기법이고 앞으로 2∼3년 이내에 기존 공법을 제치고 주력 MLB 제조공법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국내 PCB업체들도 빌드업 기술 개발 및 설비 투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