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정보화의 꽃」으로 불리는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이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서울 및 수도권의 일부 대형 병원에서만 도입했던 PACS가 지방의 대학 및 종합병원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체(Full) PACS를 구축, 가동중인 병원은 삼성서울병원·분당제생병원·순천향대 서울병원 소화기센터 등 3곳이며, 부분(Partial) PACS를 가동중인 병원은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영동세브란스병원·서울대학병원·원주기독병원·서울중앙병원 등에 불과하다.
이처럼 PACS 보급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PACS의 장점이 속속 입증되면서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한 병원계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도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내 PACS업체의 기술 발달로 저가면서도 고품질화 및 자급화를 이뤘으며, PACS 환경에 필요한 저장매체, 저장장치의 기술 진보와 가격 하락 및 컴퓨터·정보통신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도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천의대 인천중앙길병원은 최근 국내 최초로 기가비트 이더넷을 사용한 풀 PACS를 내년 초까지 구축하기로 하고 오는 6월까지 방사선과·신경외과·응급의학과 등 일부 임상진료과를 네트워크로 묶는 미니(Mini) PACS를 거쳐 7월 개원 예정인 250병상 규모의 응급의료센터에 PACS를 구축해 올해 말까지 시스템의 안정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오는 12월 개원 예정인 650병상 규모의 인제대 일산백병원은 지난 1년간 국내외 7개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고 최근 도입 시스템의 사용자 요구 분석 및 설계를 거쳐 개원 전까지 무필름(Filmless) 병원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PACS 확장을 위한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영동세브란스병원의 경우 10개 가까운 국내외 PACS업체들이 제안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져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PACS 사이트인 삼성서울병원은 기존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함께 병원 서쪽 부지에 증축 예정인 병원에 새로운 PACS를 구축하기 위한 예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병원은 GE로부터 약 300만달러 규모의 업그레이드 비용을 담은 제안서를 받았으며, 증축 예정 병원의 PACS 구축 비용은 대략 2000만달러(약 250억원) 규모를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후지·필립스·아그파 등 3대 CR(Computed Radiography)업체들의 CR 계약 및 납품실적이 올들어 폭증하고 있는 추세여서 PACS 보급이 확산될 것임을 입증하고 있다. CR는 PACS 구축의 선행지표로 알려져 있다.
CR 도입 형태에 있어서도 방사선과를 비롯한 일부 부서에서 의료영상을 디지털화하기 위한 소규모 도입보다 전면적인 무필름 병원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대량 도입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부분 PACS보다 전체 PACS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PACS 구축을 염두에 두고 CR를 도입하는 의료기관은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전남대병원, 부산 침례병원 등 다수가 있다.
CR를 무려 7대나 도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올해 말까지 방사선과 중심으로 부분 PACS 및 1개의 독립센터에 풀 PACS를 설치, 운영하고 2000년 이같은 시스템을 병원내 일부 부서로 확장하며 2001년에는 전체 병원을 풀 PACS 환경으로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포천제생병원·충남대병원·경북대병원·영남대병원 등도 PACS를 도입하기 위해 설계 단계에 있거나 도입을 계획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한PACS학회의 한 관계자는 『병원이 앞다퉈 PACS를 도입하려는 것은 보건복지부가 PACS에 대한 의료보험 수가를 인정하기 전에 이뤄지는 것이라 수가 인정이 공식 발표되면 더욱 급속도로 확산될 것이 확실하다』며 『당초 외국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해 기술 종주국이 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처럼 PACS 분야에서도 한국이 기술 종주국이 될 것이라는 게 국내외 PACS 관련 학자 및 업계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고 말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