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여왕, 한.영 경제협력 방안 논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은 방한 이틀째인 20일 대우디자인포럼·애니드림 등 산업현장을 방문한 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을 비롯한 한국 5대 재벌 대표들과 만나 양국간의 경제협력관계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날 숙소인 하얏트호텔에서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과 LG전자의 구자홍 부회장, 삼성전자의 윤종용 사장, 현대종합상사의 박세용 회장, SK그룹의 손길승 회장 등을 만나 한국 기업의 영국 현지법인 현황과 투자계획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구자홍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영국의 BT사나 파워제사 등과 함께 사업을 하기로 했고 앞으로 제3국에서 공동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소개하고 『향후 영국 기업들과 좋은 협력모델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어 하얏트호텔에서 「새 천년의 미래:세계화와 혁신」을 주제로 열린 한·영 재계회의장에 들러 박병재 현대자동차 부회장 및 폴 뉴월 영국측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을 접견했다.

 5대 그룹 대표들과의 환담에 앞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대우자동차의 디자인 개발을 맡고 있는 대우디자인포럼(서울 당산동 소재)과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애니드림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서울 삼성동 소재)를 각각 방문했으며 특히 애니드림에서는 영국 케임브리지 애니메이션으로부터 수입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애니모」를 이용한 만화영화 제작과정 등을 살펴봤다.

 한편 여왕의 부군 필립공은 대륭전자·정수직업기능대 등 산업현장을 방문한 뒤 한·영 재계회의 참석자들에게 연설을 통해 양국 기업인들의 협력강화와 환경친화적 기업활동의 중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참석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필립공은 또 LG종합기술원을 방문, 첨단기술 제품과 디지털 기술 개발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양국간 기술교류에 대해 환담했으며, LG텔레콤과 BT간 전략적 제휴를 통한 사업 비전 소개와 함께 디지털TV와 홍채인식 보안시스템 등을 직접 시연해 보기도 했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