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과학의 날> "과학의 날" 제정 배경과 의미

 「과학의 날」은 왜 4월에 있을까. 요즘은 21일이 과학의 날이지만 1934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과학의 날이 생겼을 때는 지금과 달리 4월 19일이었다. 바로 인류 사상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 진화론의 주창자 찰스 다윈의 기일(忌日)이기도 하다.

 다윈이 발표한 진화론은 동양에도 큰 영향을 끼쳐 당시 어린 아이들까지 이름을 알 정도였다. 때문에 일제시대 지식인들은 다윈을 세계 최고의 과학자라고 여겨 다윈이 죽은 지 50주년이 되던 해 4월 19일을 과학의 날로 정하는 데 모두 찬성했다. 이름도 지금과 달리 「과학데이」였다.

 과학데이는 일제시대에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잡지인 「과학조선」을 창간하고 과학기술보급회를 창립한 김용관 선생이 「생활의 과학화! 과학의 생활화!」를 목표로 1934년 4월 19일 행사를 개최해 국민들에게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대대적인 국민계몽운동을 전개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기본정신은 「다같이 손잡고 과학조선을 건설하기 위하여 분기하자!」 등의 구호에서 찾아볼 수 있듯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민족의 힘을 기르고, 이를 토대로 독립을 앞당기기 위한 민족운동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일제가 과학데이를 핑계로 민족운동을 전개한다고 해 이 행사의 지도자인 김용관 선생을 감옥에 가두고 더 이상 이 행사를 못하게 함으로써 흐지부지 끝났다.

 그런 과학의 날은 정부수립 후 부활됐다. 1967년 4월 21일 과학기술처가 발족한 날을 기념해 정부는 이 날을 과학의 날로 정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과학의 날은 제32회.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