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약 85만∼100만대 규모로 예상되는 국내 잉크젯프린터 시장을 놓고 주요 프린터 공급업체들이 대회전에 돌입했다.
한국HP를 비롯해 롯데캐논·한국엡손·삼성전자 등 주요 잉크젯프린터 공급업체들은 올 1·4분기 동안 목표치 이상의 수요가 발생하자 올해 시장규모가 크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체제를 맞고 있다.
이처럼 잉크젯프린터 시장이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지난해 말부터 가정용 PC와 함께 구입하는 번들구매와 개인소비자, 중소회사들의 개별구매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의 제품 선호도가 저가 보급형 잉크젯프린터에서 포토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고 프린터 관련 소프트웨어가 크게 늘면서 대체·업그레이드 수요가 큰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잉크젯프린터 공급업체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포토 잉크젯프린터의 공급비중을 높이는 한편 인터넷과 통신망을 이용한 사이버마케팅,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한 로드쇼 등을 개최해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전략을 적극 구사해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국내 잉크젯프린터 시장에서 주목되는 점은 한국HP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 1, 2위 경쟁이 이전보다 한층 치열해지고 시장확대를 노리는 롯데캐논과 한국엡손의 도전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이다. 현재 주요 잉크젯프린터 공급업체들은 시장점유율과 인쇄해상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경쟁체제에 대비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삼성전자의 거센 도전을 받아야 했던 한국HP(대표 최준근)는 올해 전체 잉크젯프린터 시장에서 60%의 시장점유율 달성이 무난하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8년 동안 잉크젯프린터 시장을 주도해왔던 경험과 영업망을 최대한 활용해 지난해 말부터 시장이 열린 포토 잉크젯프린터 부문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견지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한국HP는 인터넷쇼핑몰 업체와의 공조체제를 내실있게 다져 실물시장에서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시장에서도 우위를 굳히는 한편 인스턴트딜리버리와 같은 인터넷 부가서비스를 실시해 브랜드 위상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HP는 자사의 브랜드이미지와 200만대에 육박하는 잉크젯프린터 누적판매 대수를 토대로 인터넷 사업에도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프린터사업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5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 국내 시장점유 1위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소매시장은 물론 PC 번들판매에서도 자사 제품이 높은 인기를 끌었다고 판단, 올해는 사업의 무게중심을 고급형 포토 프린터로 옮겨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자사의 C&C대리점뿐만 아니라 일반 집단상가의 대리점 유통에 대한 비중을 높여 한국HP를 누르고 명실상부한 1위 업체의 위상을 다지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들이 시장 주력모델로 공급하고 있는 8ppm급 포토프린터 부문을 크게 확대하는 한편 토종 브랜드라는 이점을 최대한 살리는 마케팅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이미 고급 포토프린터 시장 위주로 사업을 재편한 롯데캐논(대표 김정린)은 신영상처리시스템을 이용한 포토 출력시스템과 함께 7색잉크 인쇄방식, 각각의 잉크를 별도로 교체할 수 있는 경제성을 적극 부각시키며 고급형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캐논은 특히 TV광고까지 동원해 한번에 석 줄씩 인쇄, 진정한 8ppm의 속도를 구현하는 프린터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다른 잉크젯프린터 공급업체를 압박하면서 올해 22%의 국내 시장점유율 목표를 낙관하고 있다.
한국엡손(대표 다카하시 마사유키)은 지난해 6월 창사 이래 지금까지 지하철과 TV, 신문 등을 통한 광고와 사회공헌사업,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한 로드쇼와 판촉활동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하고 올해도 고급 컬러잉크젯프린터를 선호하는 전문사용자층을 대상으로 하는 점진적인 성과위주의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국엡손은 올해 시장점유목표를 35%선으로 정하고 삼성전자와 한국HP 등 1, 2위 업체와의 차이를 최대한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제품출시와 더불어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일러스 포토 700 기종을 올해 중반까지 주력모델로 삼아 공급할 예정이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