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마케팅으로 승부한다.」
한글과컴퓨터·마이크로소프트·삼성전자 등 워드프로세서 공급업체들이 자사 기술의 결정체라고 자부할 만큼 우수한 성능의 워드프로세서 및 통합사무용 패키지 소프트웨어(SW) 출시를 계기로 국내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치밀한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4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올해 국내 워드프로세서 및 통합사무용 SW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 한글 고어 지원, 표현어휘 다양화,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과 데이터 호환 등 기술력 개발에 치중했던 워드프로세서 공급업체들은 올해 출시되는 제품들이 이같은 문제를 모두 해결해 이제는 기술력보다 마케팅 기법이 시장경쟁의 관건이라고 보고,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아이디어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 통합사무용 패키지SW인 「훈민정음오피스 2000」을 출시하면서 선제공격에 나선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국내 워드프로세서 및 통합사무용 패키지SW의 시장점유율을 2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 아래 공공기관·일반기업체·개인사용자 등으로 영업목표를 세분화해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착수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자사 제품이 행망용 SW에 채택됐다는 점을 강조해 공공기관용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공공기관이나 일반 기업체가 제품을 대량 구입할 경우 개별제품을 구입하는 가격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사이트 라이선스 판매방식을 도입해 행정자치부와 농협중앙회 및 산하 지부 등에 납품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이 제품이 사무용SW와 관련한 세계적 표준을 따르고 있으며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한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MS워드」를 대체할 만큼 우수한 제품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킨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오는 6월 말 통합사무용 패키지SW인 「MS오피스 2000」을 출시할 마이크로소프트(대표 김재민)도 자사의 기술력을 홍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경쟁업체들로부터 자사의 워드프로세서인 「MS워드」가 「똠방각하」 「펩시콜라」 등 특이한 글자를 지원하지 못한다고 공격받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에 출시되는 제품이 유니코드를 지원해 한글 1만1172자, 한자 2만7000여자뿐 아니라 이론적으로 조합 가능한 옛한글 130만자까지 지원해 자사 제품이 최고의 한글 워드프로세서라는 점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MS오피스 2000」의 사무용SW를 사용하면 기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에 자유롭게 접근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등 사용자의 편의를 강화했다는 점도 강조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제품이 본격 공급될 오는 7월부터 중소기업과 개인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며 이를 위해 시장을 세분화해 각 소비자군의 특성에 적합한 영업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있다.
오는 12월 「아래아한글 5.0」(가칭)과 통합사무용 패키지SW를 출시할 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는 자사 제품의 시장진입이 경쟁사들보다 늦어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고 자사 고객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수성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한글과컴퓨터는 12월에 출시될 「아래아한글 5.0」의 미비점을 사전에 보완해 시장에 안착한다는 전략 아래 알파·베타 버전을 각 분야별 고객들에게 공급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또 교육기관·일반 기업체·공공기관 등으로 시장을 분류한 뒤 이들에게 제품을 저렴하게 납품할 수 있는 사이트 라이선스 판매 및 임대 판매 등 다양한 영업기법을 도입해 시장을 고수하는 한편 지난해 판매했던 「한글 815」의 후속 제품 및 서비스를 추가 발굴할 예정이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