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격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
국내 PC가격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다양한 시장변동 요인이 발생하면서 주기적으로 등락을 거듭했으나 최근 전반적인 가격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시적인 가격상승 현상이 거의 사라지고 있으며, 분기별 PC가격 하락률도 기존의 15% 수준에서 10% 수준으로 크게 낮아지는 등 전체적으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
국내 PC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국내 주요 PC제조업체간 또는 주요 PC제조업체와 조립 PC업체 간의 제품가격 차이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현재 펜티엄Ⅱ 350 ㎒ 중앙처리장치 (CPU), 32 배속 CD롬 드라이브, 64 MB 기본메모리, 6.4 GB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HDD), 56Kbps모뎀을 장착하고 있는 각사의 PC주력제품의 경우 대부분 150만원에서 2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별 가격차가 최대 50만원 수준내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중순, 주력 PC의 경우 중소 조립PC업체와 대기업PC 제조업체간에 최대 100만원의 가격차이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가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이다.
국내 PC가격이 이처럼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은 △환율폭등 등 시장변동요인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데다 △국내 주요 PC제조업체들이 밀어내기식 판매경쟁을 지양하고 실판매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컴퓨터 주변기기 및 부품수급이 원활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삼성전자·삼보컴퓨터·대우통신·LGIBM 등 국내 주요 PC제조업체들은 최근 수익성 위주의 판매전략을 구사하면서 한때 1개월 판매분까지 확보하고 있던 재고물량을 2주 판매분으로 축소했다. PC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재고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시해온 저가의 밀어내기식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특히 삼보컴퓨터의 경우 최근 재고부담을 14일 이내로 크게 축소했으며 소비자 실판매가 전략을 구사하면서 가격안정 되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주요 PC제조업체들은 또 지난해까지 분기별로 평균 4회 정도 실시하던 할인판매 행사를 올 들어 2회 정도로 축소하면서 할인판매에 따른 저가경쟁을 크게 줄여가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이미 가격거품이 제거된 상황에서 할인판매를 자주 실시할 경우,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가격하락 기대치만을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가격변동이 크게 발생했던 컴퓨터 부품 및 주변기기의 수급이 원활해지면서 PC가격 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품귀와 공급물량 초과를 거듭하면서 한달 동안에도 수차례 등락을 거듭했던 CD롬 드라이브, HDD, 메모리 등 각종 컴퓨터 부품 및 주변기기 가격은 최근 각 부품 제조 및 공급업체들이 시장수요 예측 분석에 따라 적정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데 힘입어 큰 등락폭 없이 안정적인 기조를 이루고 있다. 국내 주요 PC제조업체들이 수출에 주력, 국내 PC생산물량을 크게 늘리면서 국내 PC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 것도 PC가격 한정에 한 몫하고 있다.
PC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해 시장변동 요인으로 작용했던 환율폭등, 구조조정, 과당 판매경쟁이 정리되면서 PC가격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밝혔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