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인쇄회로기판(PCB)업계가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BGA(Ball Grid Array)기판의 국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만 업체의 공세가 더욱 거세져 해당업계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반까지 개당 1달러 내외에 거래되던 양면 BGA기판의 국제 가격이 최근 들어서는 0.5달러선으로 떨어졌고 개당 1.8달러선에서 형성됐던 4층 BGA기판(492핀 기준)의 가격 또한 1∼1.2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
이처럼 BGA기판 가격이 떨어지는 가운데 일본 BGA기판업체의 대만 현지 생산공장 건설이 본격화되고 대만 PCB업체도 BGA기판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어 세계 BGA기판 시장을 놓고 국내 업체와 일본 및 대만 업체간의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세계 BGA기판 수요는 지난해 6억개 정도에서 올해는 10억개, 내년에는 15억개로 매년 5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나 가격은 반대로 매년 50%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PCB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명하고 『특히 월 2000만개(원판 기준 3만5000㎡) 정도의 생산능력을 확보, 세계 최대 BGA기판업체로 평가되고 있는 일본 JCI사가 최근 대만에 월 600만개(원판 기준 1만㎡)의 생산능력을 지닌 BGA기판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컴팩 등 4, 5개 대만 PCB업체들도 BGA기판 생산능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 PCB업체들이 BGA기판 생산능력 확대를 계기로 세계 BGA기판 시장 전면에 나설 경우 가격하락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국내 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이처럼 가격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음에도 불구, 삼성전기·LG전자·심텍 등 기존 국내 BGA기판업체는 물론 코리아써키트까지 BGA기판 생산설비 확충을 서두르거나 신규 참여를 추진하고 있어 국내 업계가 채산성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