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조달청이 입찰을 실시할 예정인 행망용 PC시장을 두고 중앙처리장치(CPU)업체들의 시장경쟁이 치열하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텔·AMD·내셔널세미컨덕터 등 주요 CPU업체들은 행망용 PC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CPU 규격 결정이 관건이라고 판단, 자사의 주력 CPU를 기본 규격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정부부처·PC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마케팅 활동에 착수했다.
특히 AMD·내셔널세미컨덕터 등 두 회사는 지난해 행망용 PC의 CPU 규격이 자사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분야가 아니어서 인텔사에 열세를 면치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행망용 PC의 규격결정을 담당하고 있는 행정자치부와 주요 PC제조업체들과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AMD코리아(대표 주재량)는 최근 대부분 CPU 가격이 큰 폭으로 인하돼 지난해 행망용 CPU 공급가격 수준에서 규격을 한층 높인 제품을 조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고 정부 부처에서도 고도화된 통신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클록 속도 400㎒급 이상의 CPU가 채택돼야 한다며 자사의 「K6-2 400㎒」를 행망용 CPU 규격으로 채택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K6-2」 제품군이 웹사이트 관리능력과 스프레드시트·워드프로세서 등 주로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지원기능이 경쟁사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내쇼날세미콘닥터코리아(대표 이재부) 역시 자회사인 사이릭스의 「MⅡ」 프로세서 제품군으로 행망용 PC 공급을 위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출시한 「MⅡ-366㎒」급으로 기본 규격이 채택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CPU 규격 채택에 따라 주력 제품의 공급가를 탄력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경쟁업체들의 추이를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행망용 PC시장을 거의 독식한 인텔코리아(대표 정용환)는 PC제조업체와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해 경쟁업체에 대응하는 등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인텔코리아 측은 이미 PC제조업체와 사용자들이 인텔에 대한 인지도가 높고 제품군이 다양해 CPU 기본규격 채택에 상관없이 경쟁구도에서 크게 밀리지 않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22%까지 인하, 소비자가격이 73달러로 형성된 「셀러론 366㎒」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이 제품이 기본 규격으로 채택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다음달 중으로 CPU·하드디스크드라이브 등 행망용 PC 주요 부품 규격을 결정, 오는 6월경 조달청을 통해 40만대의 행망용 PC를 공급할 예정이다.
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행정기관, CPU제조업체, PC제조업체들로부터 주요 부품의 규격결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중』이라며 『CPU의 경우 기본 규격 이외에 선택규격안을 마련, 사용자의 선택폭을 넓힐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