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공정을 거쳐야 가공할 수 있었던 기계부품을 단 한 번의 세트업으로 가공할 수 있는 만능 공작기계가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공장 자동화(FA)용 컨트롤러 및 제어시스템 전문 벤처기업인 세나테크놀로지(대표 김태용)는 서울대 기계공학부 김종원·박종우 교수팀과 서울대 제어계측신기술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쾌속 가공용 다목적 머시닝센터(모델명 Eclipse)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제품은 선진국에서 핫이슈가 되고 있는 병렬기구(Parallel Mechanism) 구조를 국내 최초로 채택, 외국 경쟁사 제품(30∼45도)보다 가공범위가 훨씬 넓은 360도 가공이 가능하고 PC 기반의 제어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유연성과 개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 기존 공작기계의 경우 공구 방향이 고정돼 5면을 가공하려면 소재의 방향을 다섯 번 바꿔야 하고 첨삭·밀링·연삭 공정이 여러 대의 기계에 의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이 제품은 한 대의 기계로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 소재의 가공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현대정공이 개발한 「HiTROL M-100」을 기반으로 PC-NC(Personal Computer Based Numerical Control) 장치(모델명 STM2000)를 재개발함으로써 장비 가격을 외국사 제품의 절반 이하로 낮췄다고 이 회사측은 설명했다. 병렬기구 제어용 컨트롤러는 현재 독일의 지멘스사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다.
이 회사 김태용 사장은 『360도 회전 가공이 가능한 병렬기구 구조와 관련된 특허를 미국·일본·프랑스 등에 출원했으며, 오는 5월 5일부터 12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 국제 공작기계전시회(EMO 99)에 출품하는 것을 기점으로 삼아 세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현재 병렬기구 구조를 채택한 공작기계를 개발했거나 개발중인 업체에는 컨트롤러만 공급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존 공작기계는 기구학적으로 직렬기구(Serial Mechanism)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3축 직각좌표인 반면 미국 인거졸(Ingersoll)사의 「헥사포드(Hexapod)」로 대표되는 병렬기구 공작기계는 6자유도 운동이 가능해 이론상으로는 완전한 형태의 5면 6축 동시가공이 가능하다. 또 가공속도 및 가속도가 뛰어나고 강성과 정도가 향상되며, 기계 구조를 모듈화할 수 있어 대량생산시 제작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하나 기계의 두뇌부에 해당하는 제어기술이 없어 선진국조차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