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중고단말기 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의무가입기간 폐지와 보조금 축소 조치에 따라 신형 단말기를 이용한 이동전화 가입비용이 크게 오르자 그동안 거래가 별로 많지 않던 일선 이동통신 대리점의 중고단말기 가격이 지난 10일 이전보다 최고 2배 가까이 올랐다.
중고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PCS의 경우 4월 이전까지 공짜 또는 최대 5만∼6만원선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6만∼1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휴대폰도 기종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3만∼5만원 정도 인상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신규가입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중고단말기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고 단말기 분실자들이 가격부담이 적은 중고단말기를 선호하면서 유통재고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고단말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제품의 경우 PCS모델인 SCH1100이 3만∼4만원에서 7만∼8만원, SCH2000도 4만∼5만원에서 7만∼8만원으로 인상됐다.
또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던 휴대폰 모델인 SPH200도 5만∼6만원을 줘야 구입할 수 있고 SCH250과 SCH300도 각각 8만원과 1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고물량이 그리 많지 않은 LG전자의 제품도 기종에 따라 3만∼4만원 정도 뛰었다.
용산전자상가내 한 PCS대리점 사장은 『하루 10명 정도의 고객이 신규가입을 문의를 하는데 그 가운데 2∼3건은 중고단말기를 이용한 가입을 문의하는 것』이라며 『실제 신규가입 건수도 한주일에 5∼6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테크노마트에서 PCS와 휴대폰을 모두 취급하는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중고단말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며 『4월 이전에는 중고단말기를 찾는 고객들의 대부분이 분실 단말기 대체를 위한 것이었으나 최근에는 중고 단말기를 이용한 신규가입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일부 서비스업체들이 선불카드 보급에 중고 단말기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중고단말기의 몸값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