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삼성물산 인터넷사업부 이금용 이사

 최근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잇따라 화제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 삼성물산에서 인터넷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이금용 이사(48)다.

 사이버 창고형 할인매장 개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과 제휴, 새로운 금융상품 「인터넷 통장」 개발, 인터넷 종합수출사이트 구축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삼성물산이란 배경이 작용한 것은 물론이지만 이금용 이사의 추진력이 아니고서는 힘든 일인 것도 사실이다. 그가 인터넷팀을 맡은 것은 지난해 9월. 8개월 남짓한 기간이지만 해를 넘긴 다른 쇼핑몰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10월에는 하루 800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최근에는 하루 3000만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어소시에이트」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커머셜 인포메이션」 서비스를 시작하면 매출이 급증할 전망입니다. 올해말이면 하루 1억원의 매출은 너끈히 달성할 겁니다.』

 이 이사는 시스템 점검이 끝나는 다음달 중으로 아마존의 어소시에이트 프로그램과 커머셜 인포메이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아마존의 어소시에이트 프로그램은 유명 인터넷 사이트와 제휴계약을 체결, 이용자가 이 사이트를 통해 삼성몰의 물건을 구입하면 매출액의 일정 금액을 해당 사이트에 지불하는 제도. 판매마진이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사이버 스페이스에 수백개의 대리점을 개설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게 이 이사의 설명이다.

 커머셜 인포메이션 서비스는 상품을 구입하는 사람을 위해 그 상품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중소 전문몰에서는 정보와 상품판매를 연동하는 사례가 많지만 종합몰에서는 정보제공 서비스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 이사는 이용자에게 상품판매와 정보를 함께 제공,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제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는 곳은 바로 아마존입니다. 모든 상품을 직접 선택해 가격을 정하고 제품판매에서 대금 결제까지 일괄시스템을 갖추고 있지요. 또 자체 콜센터를 운영해 인터넷으로 채워주지 못하는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과 손을 잡는 데도 적극적입니다.』

 아마존의 대고객 서비스와 마케팅 전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이 이사는 이같은 노하우를 삼성몰에 적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최근 한빛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선보인 인터넷통장은 이같은 노력의 대표적인 결실.

 이 이사가 이끄는 인터넷팀에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여기에는 「철저한 고객정신을 갖고 아이디어와 스피드로 승부하자」고 쓰여 있다. 이 말은 이 이사가 평소에 강조하는 구호다.

 『인터넷 고객들은 아주 적극적입니다. 고객과 바로 접촉할 수 있다는 인터넷의 특성이 자만할 수 없게 만들지요. 저는 고객의 불만이 올라오면 그 내용을 바로 거래처의 대표에게 보냅니다. 그리고 세 번 이상 똑같은 불평이 나오면 아예 거래를 중단하지요. 그래서인지 거래하는 모든 기업들이 서비스 개선에 적극적입니다.』

 이 이사는 매출증가나 순익보다 중요한 것이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남보다 한발 앞서 행동에 옮겨야 한다는 게 이 이사가 인터넷사업팀을 이끄는 원칙이다.

 『그동안 삼성물산이 내놓은 새로운 상품이나 이벤트는 대부분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제가 약간 다듬은 것에 불과합니다. 저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말하도록 부추기고 좋다고 판단되면 바로 추진하도록 하지요.』

 『앞으로 삼성몰에서 취급하는 품목을 여행과 문화상품, 약품 등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히는 이 이사는 『인터넷이 업체 위주의 국내 유통시장을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동력이 될 것이며 삼성물산 역시 이같은 흐름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