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가 최근 총장을 대신해 학교 행정이 원활하게 돌아가는지 살피고, 교·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총장에게 전달하는 「교육경영평가실」을 신설, 대학가에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교육경영평가실은 사실상 학교의 학사 및 행정·재정 전반을 총괄 평가한 후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 총장에게 보고한다는 점에서 과거 「암행어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교육경영평가실에 초대 실장을 맡은 사람은 평소 「아이디어 맨」으로 지난해 자동차의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연구로 대한기계학회와 한국자동차공학회로부터 학술상을 수상한 기계공학부 오재응 교수(48).
그는 지난 94년부터 교육부 국책공과대학 기획 및 평가위원회의 간사를 맡으면서 추진력을 인정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우선 학교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교수들에 대한 업적평가는 정당한 것인지를 평가하는 작업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대학은 경쟁의 무풍지대나 마찬가지였지요. 하지만 이젠 달라져야 합니다.』
그는 교육경영평가실의 경우 학사 및 행정·재정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분석, 대안을 마련해 학교의 정책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보조하는 게 주요 업무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힌다.
『인터넷은 앞으로 이번 업무를 수행하는 데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직원과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도 학사운영과 관련된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독자적인 홈페이지를 개설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서로 다양한 의견을 공개 하에 주고받으면 공정한 학사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
대학사회가 보수적인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한양대의 교육경영평가실 운영에 대해 기대 못지않게 한편으로는 적지않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학교측은 교육경영평가실이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사학의 감사기능을 대폭 강화시킴과 동시에 정례적인 학내평가를 실시해 앞으로 한양대를 명문 사립대로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벌써부터 그 성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교수들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싱크탱크로 불리는 오 교수가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