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는 컴퓨터에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는 중요한 도구다.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책읽는 속도보다 빨리 원하는 내용을 입력할 수 있다. 하지만 키보드는 부피가 커서 가지고 다니기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또 최근 이용자가 늘고는 있지만 초보자들에겐 아직도 불편한 입력장치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펜인식이나 음성인식이 대표적인 예. 하지만 이같은 기술개발의 속도는 느리고 아직 이렇다할 만한 상용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기술이 손가락 인식기술이다.
미국 스탠퍼드대는 최근 「엄지코드」라는 기호언어를 개발했다. 엄지손가락을 다른 손가락의 끝이나 중간 또는 맨 위에 갖다 대어 96가지의 문자조합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문자와 소문자 그리고 숫자와 기호를 나타낼 수 있다. 이용자는 손가락의 위치를 감지센서를 가진 장갑을 끼고 자신이 원하는 문자로 표현할 수 있다.
MIT 미디어랩에서는 컴퓨터의 마우스나 데이터 글러브 없이 「감각 테이블 톱(Sensory Table Top)」을 이용해 컴퓨터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감각 테이블 톱은 그 주위로 손을 움직이면 손의 움직임을 추적하게 되어 있다. 이 테이블 톱은 2차원에 그치지 않고 손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3차원으로 감지한다.
이 시스템은 테이블 표면에 만들어진 전극들이 나노암페어 세기의 작은 전류를 유도시키면 이 전류를 감지해 3차원 공간을 찾아내는 것이다. 지구물리학자가 전기나 음파 펄스를 지상으로 보내고 되돌아오는 펄스를 측정하여 지표면에 있는 물질을 파악하는 것과 비슷한 기술이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