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끊임없이 벤처스타들을 쏟아내고 있다. 야후와 아마존·더블클릭·E베이·E트레이드는 이미 신화가 됐다. 하지만 인터넷은 아직도 신천지다. 지난 16일 막을 내린 인터넷월드 99는 인터넷기술의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쇼케이스인 동시에 인터넷이라는 신천지에 새롭게 도전하려는 벤처들을 위해 준비된 무대였다.
LA에서 열린 이 전시회에서 카메라의 눈은 올해 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만한 최고의 인터넷 툴과 웹 테크놀로지를 쫓아갔다. 기조연설은 시스코시스템스의 존 체임버스 회장이 맡았다. 인터넷 네트워킹분야의 선두업체 시스코는 성공한 벤처의 전형을 보여주는 업체. 마이크로소프트사가 20년 만에 이뤄낸 주가총액을 이 회사는 12년 만에 달성했고 사원당 평균 25만달러의 주식을 분배해 부러움을 샀다.
존 체임버스 회장은 빌 게이츠나 스콧 맥닐리처럼 독설가 스타일이 아니라 남부 출신 특유의 부드러운 매너와 조용한 말투로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 중 한 사람. 체임버스 회장은 인터넷이 이제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전환기에 와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월드 99 최대의 이슈는 스트리밍 기술이었다. 실시간 스트리밍은 유저들에게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파이프라인이나 마찬가지다. 마이크로소프트·애플·리얼네트워크사는 저마다 새로운 포맷을 제시하면서 오디오와 비디오기술의 최종판임을 과시했고 심포지엄에서 표준화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스피너.컴(Spinner.com) 지오 인터액티브(Geo Interactive) 같은 새로운 스트리밍 업체들도 속속 신기술을 선보였다.
AT&T가 올해 새로 시작할 인터넷 서비스와 오라클의 애플리케이션 서버 및 XML을 위한 시스템도 주목을 받았다. 또 어도비사가 내놓은 새로운 그래픽 툴 「이미지레디」, 매크로미디어의 웹사이트 디자인 솔루션 「드림위버 2」 등 네티즌들이 기다려온 프로그램들이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전시회 마지막날 발표된 「베스트 오브 쇼」였다. 이름 없는 벤처업체가 실리콘밸리 샌드 힐(Sand Hill)가의 벤처캐피털리스트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 하지만 인터넷월드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면 미국 최고의 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일도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베스트 오브 쇼」 데스크톱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부문에서는 웹포리아사의 오거나이저가 뽑혔다. 이 제품은 E메일과 브라우저,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와 스케줄링 툴 등 네티즌을 위한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EC 애플리케이션 부문은 쿠란트사의 「스토어센스」가 선정됐다. 스토어센스는 온라인상점과 구매주문시스템·지불시스템·배달시스템·마케팅시스템을 두루 갖춘 전자상거래 프로그램. 특히 직관적으로 쉽게 쓸 수 있는 인터페이스와 고객의 요구에 따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유연성을 바탕으로 최적의 쇼핑환경을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제품의 이름과 제조업체, 물건의 종류, 가격대 등을 이용한 서치기능과 골라 담을 물건의 가격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장바구니 등도 심사위원들에게 호감을 줬다.
웹사이트 소프트웨어 중 최고의 작품은 캘리포니아의 벤처업체 메타크리에이션스사가 내놓은 「헤드라인 스튜디오 1.0」으로 결정됐다. 이 제품은 방송수준의 그래픽으로 웹 배너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 이미지나 텍스트에 디졸브·페이드인 같은 비디오 효과도 넣어줄 수 있어 한 마디로 웹에 TV광고를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넷을 이용해 그룹간 협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워크그룹 소프트웨어로는 웹 베이스의 파일전송 및 저장 프로그램인 닥스페이스사의 「닥스페이스 익스프레스 5.1」이 선정됐다. 닥스페이스 익스프레스는 웹브라우저만 있으면 직원들끼리 안전하게 파일을 공유하고 저장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