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화제> "아메리칸 드림" 김종훈씨, 고국에 벤처 새싹 심는다

 스티브 잡스가 최초의 PC를 만든 것은 21살 때다. 애플을 만들 부품값 1300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스티브 잡스는 가장 아꼈던 폭스왜건을 처분해야 했다.

 윌리엄 휴렛이 팰러앨토의 허름한 창고에 휴렛패커드라는 간판을 내 건 것은 스탠퍼드대 재학시절. 당시 그에겐 538달러가 전부였다.

 마이클 델은 대학시절 1000달러를 가지고 컴퓨터 부품을 사들인 다음 기숙사 친구들에게 되파는 사업을 시작했다.

 훗날 애플, HP, 델컴퓨터처럼 거대기업을 만든 종자돈은 불과 1000달러 내외였다. 하지만 이 돈도 벤처사업가를 꿈꾸는 대학생에게 만만한 금액은 아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신생업체에겐 정부와 벤처캐피털의 자금지원이 뒤따르지만 졸업장도 없이 사업계획서 한 장이 전부인 대학생이라면 시제품 개발비를 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예비 사업가들이 솔깃해 할 만한 제도가 앞으로 생겨난다. 대학생 창업의 산실로 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사단법인 한국대학생벤처창업연구회(KVC)가 아이디어는 있는데 창업자금이 없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300만∼500만원을 무상지원하는 「KVC-유리벤처장학회:시제품개발비 지원 프로그램」을 99년도 사업으로 시행하게 된 것. 이 프로그램은 대학생뿐 아니라 창업시 수익성이 예상되는 참신한 아이템을 가지고 있으나 제품개발 초기자금이 부족한 연구단체와 벤처업체들에게도 시드머니(Seed Money)의 혜택이 주어진다.

 후원을 맡은 유리벤처장학회는 미국에서 유리시스템스를 설립해 백만장자의 꿈을 이룬 벤처기업가 김종훈 사장이 한국법인 유리코리아를 통해 100만달러를 투자, 지난해 정보통신부 산하기구로 설립된 재단법인으로 정보통신분야의 대학생 및 동아리 등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제도는 개발완료 이후 혹은 개발이 실패했을 경우에도 개발비를 회수하지 않는 말 그대로 순수한 지원프로그램이다.

 지원규모는 아이템에 따라서 차등지급되고 선정된 업체는 엔젤자금이나 벤처캐피털을 유치하기도 쉬워진다.

 KVC가 추후 열릴 「아이템 페어」를 통해 본격적인 전시와 홍보의 장을 마련해 주기 때문.

 KVC 권진만 회장은 『300만∼500만원이 큰 액수는 아니지만 예비창업자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초기개발자금을 제공하는 국내 초유의 지원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한다.

 한편 KVC는 지난해 정보통신부 주관 제1회 대학생 창업아이템 경진대회에서 기술심사 및 특허출원 분야 업무를 수행하는 등 대학생들의 벤처창업지원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시제품개발비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유휴인력에 대한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의 참가 희망자는 KVC 홈페이지(http://www.kvc.or.kr)나 천리안 go kvc로 자료실에 접속해 신청서를 다운받을 수 있고 이달 말까지 우편이나 팩스, E메일(kvc01@chollian.net)로 접수하면 된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