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없이 자기 스스로 스코어를 기록하고 규칙을 적용하는 신사적인 스포츠인 골프. 그래서 스코어를 속이는 것도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그러한 사람은 골퍼로서의 자격이 없을 뿐 아니라 결코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골프는 상대방과의 수준이 차이가 나더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경기다. 대인 경기의 경우 상대방과의 수준이 현격히 차이가 날 경우 경기 자체가 흥미 없지만 골프는 핸디캡이라는 제도가 있어 실력의 차이가 다소 있더라도 대등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골프는 남성과 여성 그리고 능숙한 사람과 서투른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보기 드문 스포츠다.
현재 골프경기를 하고 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100여개국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미국이 3000만명의 골프인구에 2만여개의 골프장이 있으며 일본도 2500만의 골프인구에 2500여개의 골프장 외에 1000여개가 신설 중에 있다.
또한 호주·태국·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국들도 정부가 앞장서 대중스포츠로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골프장을 대규모로 증설해 국민 건강에 일조하면서 외국인 관광수입도 올리고 있다.
우리 나라도 최근 골프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골프장 입장객이 야구·축구·농구보다 많은 연 1000만명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20일 다이너스티(구 소요산)CC가 100번째 정식 회원제 골프장으로 개장, 아직은 미흡하지만 대중화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편 굵직한 각종 골프경기가 전세계적으로 일년에 160여개나 개최되고 있으며 우승 상금 또한 거액이어서 한 경기에서만 우승해도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쥔다.
지난해 박세리 프로의 세계 메이저대회 우승은 개인과 관련기업에 부와 명예를 안겨주었을 뿐 아니라 국위를 선양, 그동안 골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일반인들의 거부감이 다소 사라지면서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골프의 기원은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행해진 목동들의 민속놀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목동들은 넓은 초원에서 무료할 때 초원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를 양몰이 지팡이로 쳐서 토끼 굴속에 집어넣은 게임을 하였는데 이것이 많은 목동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어 점차 목동들의 고유놀이로 발전하게 되었다.
목동들의 놀이가 처음에는 서민들의 놀이로 성행하였지만 골프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서민들이 할 수 없게 되었고 오히려 특권층인 왕족들이 즐기는 놀이로 바뀌게 되었다.
이후 여러 차례의 금지령과 해제의 과정을 거듭하다가 국민의 권리가 차차 인정되면서 평민들도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세계 최초의 공식적인 골프경기는 1860년에 스코틀랜드의 프레스트 윅(Prest Wick)클럽 주최로 열린 제1회 영국골프선수권대회였다.
1861년부터는 참가 자격을 전세계에 개방함으로써 오픈(Open)대회가 되었다.
골프는 주로 푸른 잔디 위에서 6∼7㎞의 18홀을 5시간 내외에 걸쳐 걸어서 돌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초 체력를 갖추어야 한다. 어느 스포츠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운동효과를 가져옴은 물론 묘미 또한 남달라 많은 사람들이 한번 매료되면 빠져들게 된다.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이 바로 클럽이다.
골프 클럽은 목적과 상황에 따라 종류별로 구분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개가 들어 있는 한세트가 필요하다. 경기에서는 최대 14개의 클럽을 지참하는 게 원칙이며 대개의 경우 우드 4개와 아이언 3번부터 9번까지 7개, 웨지 2개, 퍼터 등 14개를 사용한다.
우드는 1번 드라이버부터 9번까지가 있으며 헤드 부분이 반원 모양으로 된 길고 커다란 클럽을 말한다.
우드의 소재는 과거에는 퍼시몬(북미산 감나무)이었으나 현재는 메탈·티타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요즘 머레이징·리퀴드 메탈 등 신소재가 등장, 비거리와 방향성을 높이고 있어 프로나 아마추어 모두 장비선택이 실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언은 1번부터 9번까지 9개가 있으나 1, 2번은 일부 프로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고 일반 아마추어는 4번부터 사용하는 게 보통이다.
이와 함께 모래 벙커에서 사용하는 샌드 웨지(Sand Wedge), 가까운 거리에서 홀을 공략할 때에 사용하는 피칭 웨지(Pitching Wedge) 그리고 그린 위에서 홀에 공을 넣을 때에 사용하는 퍼터(Putter)가 있다.
1번에서 3번까지를 롱 아이언, 4번에서 6번까지를 미들 아이언, 7번에서 9번까지를 쇼트 아이언이라고 부른다. 우드가 거리를 내는 데 필요한 장비라면 아이언은 목표한 방향과 거리에 정확하게 보내어 그린 위에 공을 올려놓는 것이 목적이다.
퍼팅은 감각으로 치는 샷이기 때문에 퍼팅을 위한 클럽도 감각적으로 선택한다. 퍼터에는 L자형·T자형·D자형 퍼터가 있으며 한번 결정한 퍼터는 가능한 한 지속적으로 사용하여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
골프 클럽을 구입할 때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은 골프 클럽의 길이와 무게, 샤프트의 강도 그리고 그립의 굵기다.
우선 자신에게 적합한 골프 클럽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스윙 템포와 근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비교적 템포가 빠르고 근력이 강한 골퍼는 샤프트의 강도가 비교적 강하고 클럽 헤드의 무게를 무거운 것이 유리하고 근력이 약하고 스윙 템포가 느린 골퍼들은 샤프트의 강도가 비교적 부드러운 클럽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번 라운딩할 때마다 보통 8㎞ 정도를 걷게 되므로 발을 보호하고 편하게 해주는 골프화, 땀을 어느 정도 흡수해주는 장갑의 선택에 신경을 써야 하며 이밖에 캐디 백·티(Tee)·마커·그린 포크·헤드 커버 등 보조장비들도 필요하다.
<원연기자 y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