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캐패시터연구조합, 회원사 이익 대변 "면모일신"

 지난해까지 친목단체 성격이 강했던 필름캐패시터연구조합이 올해 들어 활동을 강화하며 조합사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기구로 거듭나고 있다.

 94년 창립 이후 4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조합이 심기일전의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해 말 최성림씨(한성전기 대표)가 3대 이사장으로 피선되면서부터다.

 최 이사장은 두달에 한번씩 주요업체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소집하고 있다. 필름콘덴서업계의 발전방향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지리적으로 워낙 멀리 떨어진 업체들이라 모이기가 쉽지 않지만 업계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고 「공생」의 길을 모색하는 데 모든 업체들이 열심이라는 게 최 이사장의 귀띔이다.

 최 이사장은 이와 함께 오는 5월부터 각 기업체의 연구소·영업부서에 근무하는 실무자들의 모임도 갖기로 했다. 일본 등 선진 부품업체들의 기술과 각 업체들이 쌓은 노하우는 물론 영업에서 겪는 고충을 나눠갖기 위해서다.

 조합은 또 지난해 말 새로 영입한 박용수 사무국장을 통해 조합사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국가가 시행하는 연구개발과제의 수요를 조사, 기업들에 응모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해외 기술책자를 번역해 조합사들에게 제공하고 국내 전문인력 수급현황을 수시로 알려주는 것도 박 국장의 역할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을 통해 중소기업청 등 여러 기관의 자금정보도 주고 있다.

 이러한 혜택을 받고 있는 조합사는 모두 24개 업체. 모두 필름콘덴서 전문업체들이다. 조합은 올해 말까지 조합사를 4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필름콘덴서업체뿐 아니라 콘덴서 관련업체 모두를 아우르는 대표조직을 만드는 게 목표다.

 조합은 현재 회원사간 과당경쟁 지양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회원사들의 합의를 도출, 덤핑 등 불공정거래를 시도하는 업체들에는 제재를 가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전문가들은 콘덴서업계가 처한 어려운 현실의 대부분은 업계 내부에 있다고 분석한다.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공도동망」을 재촉하고 있다는 얘기다. 콘덴서업계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조합이 올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