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IT산업 "격전 현장"을 가다 (11);PC서버

 올 들어 국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윈도NT 기반의 PC서버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금융권과 대기업, 공공기관들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그동안 미뤄온 전산투자가 활기를 띠면서 PC서버 수요가 급증, 이 시장 선점을 위한 PC 서버업체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PC서버는 최근 고성능화로 재무장하면서 중대형컴퓨터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는 대표적인 품목 가운데 하나. 올 들어 가용성과 확장성이 뛰어난 고성능 PC서버 기종이 등장하면서 유닉스 서버시장은 물론 메인프레임 영역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PC서버 업체들은 이미 고성능 PC서버를 전면에 내세워 기존 프린터서버나 파일서버 등에서 탈피, 기업의 전사적 서버용으로 영역을 확대해나가면서 유닉스서버와 일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들은 PC서버가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다는 강점을 무기로 중저가 유닉스서버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PC서버가 유닉스서버 시장을 어느 정도 공략할 수 있느냐가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예상되는 국내 PC서버 시장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 1400억원 정도. 이같은 수치는 금융권과 기업, 교육망 시장 등의 신규·대체 수요가 활발히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크게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PC서버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면서 국내기업과 외국업체들간 주도권 다툼은 올해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PC서버 시장은 한국컴팩컴퓨터와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HP와 LGIBM·한국후지쯔·한국유니시스·지멘스정보시스템 등이 PC서버 사업을 강화하면서 선두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독자적인 랙마운트형 PC서버를 개발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국내 중소업체인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그동안 직판위주의 영업방식에서 탈피, 유통영업에 힘을 실어 금융권과 일반기업, 학교시장 등을 주요 대상으로 삼아 PC서버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이 회사는 자체개발한 시스템관리 솔루션 「스마트가드」를 번들로 제공하고 리눅스 운용체계(OS)도 지원하는 등 사용자 요구에 적극 대응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솔루션 및 시스템통합(SI) 업체들과의 제휴를 강화하는 등 PC서버 공급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에 맞서 한국컴팩컴퓨터(대표 강성욱)도 PC서버 기반의 우수한 솔루션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한국오라클 등 솔루션업체들과의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해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 이 회사는 최근 자사 PC서버 구매시 기존 3.1.1(3년 무상부품교체, 1년 무상수리, 1년 무상출장)체제인 유지보수 서비스를 3.3.3(3년 무상부품교체, 3년 무상수리, 3년 무상출장)체제로 바꾸는 등 고객서비스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후지쯔(대표 안경수)는 이달 1일부터 기존 1년 동안 무상방문서비스를 3년으로 연장하는 등 고객서비스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지멘스정보시스템(대표 여인갑)도 올 들어 PC서버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 삼성SDS와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력체제를 구축해 자사의 PC서버인 「프라이머지 870」 공급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IBM(대표 이덕주)은 지난 3월 자사 PC서버 「넷피니티 솔루션」 페스티벌을, 한국델컴퓨터(대표 이수현)도 최근 윈도NT 기반의 PC서버 판촉행사를 각각 개최하는 등 PC서버 시장을 둘러싼 업체의 공급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PC서버업체의 치열한 경쟁과 함께 PC서버의 고성능화 추세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동안 인텔 펜티엄프로나 펜티엄Ⅱ 제온 프로세서를 4개 탑재한 4웨이 방식의 PC서버기종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오는 6월을 기점으로 펜티엄Ⅲ 제온칩을 8개까지 지원할 수 있는 8웨이 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PC서버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한국컴팩컴퓨터·한국HP 등 주요 PC서버 업체들은 오는 6월 일제히 최대 펜티엄Ⅲ 500㎒ 제온 프로세서를 8개까지 탑재하는 고성능 PC서버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같은 고성능화에 힘입어 PC서버는 올해 기존 파일서버, 프린터 서버뿐만 아니라 웹서버와 애플리케이션서버, 통신서버 등으로 그 영역을 점차 확대해나가는 동시에 유닉스서버의 아성인 기업의 기간업무 분야를 겨냥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일 것으로 보인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