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각 신문의 삽입지 광고를 실시한 후, 소비자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e머신즈사가 PC를 잘 공급해주지 않습니다.』
미국 최대의 전자제품 양판점의 하나인 베스트바이사의 코스타메사 지역 판매점에 근무하는 제프 챈스 영업담당자는 이렇게 불만 아닌 불만을 터뜨렸다. 바로 삼보컴퓨터 미국자회사 e머신즈사의 초저가 PC가 미국 전역에서 일으키고 있는 돌풍을 말해주는 현장의 목소리다.
e머신즈사의 초저가 PC는 미국시장에 진입한 지 4개월 만인 지난 2월, 이미 미국 PC 리테일마켓의 9.9%까지 차지해, 점유율 4위를 기록했으며 2·4분기 중에는 거함 IBM을 추월해 시장점유율 3위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 되는 등 미국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 e머신즈사는 가장 빠른 성장기업 부문의 기록을 갱신하고 있고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구축 등 고정비 부담이 줄어든 3월에는 벌써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분석가들은 이미 e머신즈사를 세계 최대의 PC업체인 컴팩컴퓨터와 통신판매 신화를 이룬 델컴퓨터를 잇는 PC산업의 새로운 재창출 모델로 평가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e머신즈가 미국시장에서 단기간 내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500달러 미만이라는 그동안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이 먹혀들었기 때문. e머신즈는 대규모 판매물량과 낮은 마진율을 기반으로 이같은 낮은 가격을 실현한 것으로, 그동안 PC가격의 한계로 여겨졌던 1000달러의 절반 정도로 대폭 낮췄다.
e머신즈는 애프터서비스 항목을 과감히 줄여 보통 PC업체들이 30%의 판매마진율을 확보해야 운영이 가능한 데 비해 10%의 마진율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했으며, 보통 10% 정도인 반품률을 5% 이내로 낮춰 비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인원을 최소화하고 모든 제품을 아웃소싱함으로써 오버헤드를 최대한 줄인 것도 저가실현의 주요 요인이다.
이같은 저가형 PC는 처음에 유통업계로부터도 회의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대량판매를 통한 부대이익을 유통업체들에 제공함으로써 유통업체들의 인기를 얻는 또다른 요인이 됐다.
대량판매함으로써 빠른 제품판매 회전율을 실현했으며 주변기기 등에서 새로운 판매를 촉발하는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