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프로테이프 임가공 물량이 급감, 이들 업체의 공장가동률이 불과 40∼50% 수준에 그치고 있고 이로 인해 이른바 「임가공 협정가」마저 붕괴되는 등 시장유통질서가 급격히 혼탁해지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삼화프로덕션·동성프로덕션·동우영상 등 주요 임가공업체들의 공장가동률이 전년동기대비 평균 10%포인트 이상 감소한 40∼5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화프로덕션은 협력회사인 CIC의 주문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월평균 공장가동률이 전년동기대비 평균 15% 이상 감소한 40%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동성프로덕션도 평균 10% 이상 감소한 월 20만개 생산에 그치고 있다. 또 국내 최대 임가공업체인 동우영상도 최근 신규 발주업체를 끌어들이는 등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으나 공장가동률이 50∼60% 수준에 불과하고, 시네테크도 월 생산능력(50만개)의 40%인 20만개 생산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 임가공업체들의 수주량 감소현상은 더욱 심한 상황이다. A사는 프로테이프 제작사의 발주량이 뚝 끊기면서 공장가동률이 월평균 20∼30%대에 머물고 있고, B사는 아예 일부 생산라인을 폐쇄하는 등 생산량을 종전의 40%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으나 이 마저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말미암아 작년에 개당 600∼700원 하던 임가공비(90분 기준)가 올해에는 400원 수준으로 급락했고 개당 450∼500원에 거래되던 테이프 녹화비(60분 기준)도 50% 이상 하락한 200∼25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같은 임가공비는 관련단체가 자율고시한 임가공비의 50%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올들어 프로테이프제작사 등 발주업체들의 주문량이 시장경색으로 증가하지 않고 있는데 반해 신규 임가공업체들은 계속 생겨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비디오대여업소 등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업체들은 감소추세로 돌아선 반면 임가공업체들은 오히려 증가추세를 보여 지난 한해에만 무려 58개사가 시장에 신규로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작업체 시설기준 폐지와 임가공업체에 대한 등록제 허용 등 규제완화조치 이후 영상업계에 나타난 현상은 「임가공업체의 증가」뿐이었다』고 지적하고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신규업체들의 시장진입 허용으로 시스템 도입에 따른 외화 낭비와 시장질서 문란을 초래했다』며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