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초음파를 이용한 비파괴 검사장비 국산화가 활발하다.
최근 건설경기가 살아나면서 콘크리트·철강·세라믹 재료 등을 파괴하지 않고 초음파를 이용해 구조물 강도나 재질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국산 초음파 검사장비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콘크리트나 철근 구조물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직경 10㎝, 길이 20㎝ 정도의 표본을 빼내 검사하거나 일본·영국·스위스 등에서 수입한 외산 장비를 사용했다.
이처럼 비파괴 검사기 국산화가 활발한 것은 이 장비가 시설물 유지관리와 정밀 안전진단에 필수적이며 기존 파괴식 방식과 달리 구조물을 그대로 둔 채 현장에서 즉시 검사나 측정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다우측기산업은 지난해부터 3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콘크리트 구조물에 충격을 줘 반사하는 힘의 크기로 구조물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비파괴 검사장비를 최근 국산화했다. 스프링을 이용한 일반형과 스프링 강도를 센서가 감지해 전기적 신호로 처리하는 디지털형 등 2개 모델의 이 제품은 측정치 평균값과 보정값을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해외 각국 규격에 맞출 수 있는 자동 보정기능을 가지고 있다.
큐컴과 광개토코리아도 공동으로 초음파 센서를 통해 콘크리트 구조물 내부의 균열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초음파 측정기를 선보였다. 이 장비는 외산 측정기가 대부분 개별부품 위주로 설계된 데 반해 대형 집적회로(IC)를 채용하고 회로를 단순화해 시스템의 신뢰도는 물론 생산원가와 소비전력을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다.
한국표준과학원 계측기기센터 김병극 박사팀도 철강·조선 등에서 사용하는 비금속 재료와 부품을 초음파를 이용해 비파괴 방식으로 시험할 수 있는 초음파 탐촉자와 센서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국내와 미국에 특허출원했다.
이 제품은 표면 결함 깊이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모니터를 통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철근과 콘크리트 구조물, 세라믹 재료와 부품 등에도 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국산화한 김병극 팀장은 이를 주요 사업품목으로 해 최근 하기소닉이라는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한국과학기술원 김세윤 박사팀도 비파괴 방식으로 수도·가스관, 통신선로, 지하매설물, 도로 교량 등의 구조물 내부 상태를 알 수 있는 비파괴 방식 탐지기와 설계기술을 개발했다. 지표면 탐사 비파괴 레이더라고 이름붙인 이 장비는 순간적 전압으로 가해주는 펄스 전원을 송신안테나에 보내 발생한 전파를 이용해 매설물을 탐지할 수 있는 장비다.
이밖에 비파괴검사 전문업체인 중앙검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파괴 검사 프로그램을 CD롬 타이틀 형태로 선보였다. 3년간 6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산업현장에서 폭넓게 이용하는 비파괴 검사 방법에 대해 기초이론부터 실제 판독까지 쉽게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광개토코리아 정중기 사장은 『국내 비파괴 검사장비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2500만∼3000만달러 정도며 해마다 20∼30%씩 늘고 있다』며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수출전망도 아주 밝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