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OPTICS & PHOTO `99> 카메라시장 한-일戰 "플래시"

 한국광학기기협회(KOMA)와 한국사진기재협회·코엑스(COEX)가 주최하고 전자신문사와 산업자원부·무역협회·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하는 국내 유일의 광학기기 전문전시회인 「99 국제 광학 및 사진·영상 기자재전」이 29일부터 5월 2일까지 4일간 서울 삼성동 COEX 본관 3층 대서양관에서 열린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이번 전시회에는 60여개 업체들이 한국은 물론 미국·일본·독일·스웨덴·싱가포르·스위스 등 해외에서 생산되고 있는 각종 첨단 광학기기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오는 7월 1일 콤팩트 카메라의 수입선다변화 해제로 카메라분야 시장이 완전개방되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에서는 내수시장을 지키기 위한 국내업체들의 수성전략과 일본업체들의 공성전략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국내 카메라산업의 견인차이자 내수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항공은 이번 전시회를 내수시장을 지키고 나아가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호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항공은 45평 규모의 15개 부스에 콤팩트 카메라인 삼성케녹스 카메라 신제품 13종과 롤라이 콤팩트 카메라·실물 영상기기 등을 대거 선보인다.

 삼성항공은 기존제품에 비해 크기가 절반정도로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는 세계 최소형 4배줌·2배줌 카메라 등을 출품, 내수시장 공략을 노리는 일산제품을 압도해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포석이다.

 수입선다변화 해제를 계기로 국내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은 총판을 내세워 열띤 대리전을 펼칠 전망이다.

 이미 국내시장에 진출해 있는 리코나 니콘·캐논 등과 달리 현대전자의 사업포기로 내수시장 교두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올림퍼스는 정안물산을 내세워 카메라 20여종을 출품하고 동시에 서울 중구·강남, 대전·대구·부산·제주 등 전국 6곳의 AS점까지 공동참여하는 부스를 마련, 내수시장 공략에 포문을 열겠다는 각오다.

 반면 니콘·캐논 등 일정부분 내수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은 삼성항공이 버티고 있는 콤팩트 카메라보다는 일안반사형(SLR:Single Lense Reflex) 카메라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출 태세다.

 일본 캐논은 총판사인 SK상사를 통해 이미 지난 1월 1일 수입선다변화가 해제된 SLR카메라 EOS 시리즈로 내수 확장에 나설 예정이고 니콘은 협력사인 아남인스트루먼트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니콘과 아남인스트루먼트는 아남니콘 F5·F100·F90X 등 토착화된 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일산 직수입품에 비해 우월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삼아 SLR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아사히 옵티컬사는 동원정밀을 통해 SLR 카메라와 콤팩트 카메라를 동시에 선보이며 두 분야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동원정밀은 이번 전시회에 펜탁스 SLR 3개 모델과 교환렌즈 그리고 콤팩트 줌카메라인 에스피오 5개 모델을 출품한다.

 일본 업체들은 아날로그제품 외에 유망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 시장 선점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후지필름과 롯데그룹의 합작사인 한국후지필름은 일본 후지필름의 콤팩트 카메라 4종외에도 디지털 카메라 7종과 어드밴스트 포토시스템(APS) 7종 등 디지털 카메라를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올림퍼스의 디지털 카메라 총판인 아주포커스 역시 고해상도 디지털 카메라 4개 모델을, 아남인스트루먼트도 니콘의 디지털 카메라를 대거 선보인다.

 일본업체들뿐만 아니라 미국·유럽 등 해외업체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미국의 폴라로이드는 SK상사를 통해 아날로그 및 디지털방식 즉석사진기를 출품하며 독일의 아그파는 국내지사인 아그파코리아를 통해 디지털 카메라 이포토시리즈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일 카메라업체들간에 콤팩트 카메라·디지털 카메라 출품경쟁과 함께 사진기자재업체들간 디지털화 경쟁도 불꽃이 튈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필름 인화기와 사진현상기의 디지털화다.

 아그파코리아와 코니카 장비판매업체인 우성포토교역·한국후지필름 등은 디지털 인화기와 복합현상인화기 등을 대거 전시해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인화기는 필름외에도 디지털 카메라·플로피디스크·CD롬 등에 담겨있는 영상데이터를 직접 인화지에 프린트할 수 있도록 해주는 디지털기능을 갖추고 있다.

 씨케이산업·현대이맥스·대성종합사진기구 등 30여개 사진기자재 업체들은 원판카메라·스트로브·스탠드·렌즈 등으로 전문사진가들의 눈길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디지털 스트로브·무선 디지털 스카이라이트 시스템 등을 출품, 스튜디오 촬영장비의 디지털화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또한 한국후지필름·정우양행·아주포커스·아그파코리아 등 많은 업체들이 디지털 프린터와 스캐너 등을 카메라·인화현상기와 함께 출품, 사진관의 총체적인 디지털화를 부추기고 있다.

 카메라·액세서리 등과 현상 및 인화용 장비업체들의 디지털 경연과 함께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커뮤니케이션·포토그래픽세계 이왕·송화시스템·포톤산업·오성상사 등이 출품한 디지털 영상처리 시스템이다.

 한국커뮤니케이션은 맥이나 IMB호환기종 PC와 스캐너·프린터 등 하드웨어 그리고 이미지편집프로그램인 디지털 포토 솔루션을 결합해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이며 포토그래픽 이왕은 출력용 소프트웨어, 합성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디지털포토시스템을 선보이는 한편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체인점 모집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송화시스템은 오토포토·팬시포토 등 이미지 처리프로그램과 프린터장비를 활용한 스티커자판기나 머그프린팅 등 포토팬시제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필름 인화 및 현상점, 문방구나 캐릭터 등을 판매하는 팬시점들을 디지털이미지를 처리해주는 이미지처리 서비스점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카메라와 장비의 디지털화는 향후 다양하고 새로운 디지털이미지처리 서비스 사업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지처리시스템분야에서는 이들 전문업체의 부상과 달리 지난해 대단한 관심을 나타냈던 컴퓨터관련업계의 쇠락이 눈에 띈다.

 지난해 전시회에는 한국휴렛팩커드(HP)·마이크로소프트 등 PC관련업체들이 이미지처리 프로그램이나 디지털카메라·스캐너·프린터 등을 대거 출품하며 이 시장 공략을 꾀했으나 올해에는 사진기자재 전문업체들이나 카메라·이미지처리시스템 전문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PC관련업계는 대부분 참가조차 하지 않아 대조를 이루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