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OPTICS & PHOTO `99> 국내 자동카메라시장 변천사

 지난 80년대 초 35㎜ 단초점 카메라 생산과 함께 양산기를 맞은 국내 카메라산업은 80년대 후반 콤팩트형 2배줌 자동카메라의 출현으로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당시 거리와 초점 등을 일일이 조절해야 하는 수동카메라는 애호가나 전문사진작가가 아니고는 쉽게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단초점 자동카메라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88올림픽 이후 보급이 일반화돼버린 단초점 자동카메라는 기능이 너무 단순해 멋진 사진을 간편하게 찍으려는 일반대중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했다.

 이를 해결한 것이 광각렌즈 기능을 전자적으로 대신해주는 줌 카메라다.

 90년대 초반 2배줌 카메라의 등장으로 거리조절이 가능해지자 아마추어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이후 업체들은 3배줌과 4배줌으로 줌기능을 제고해 선점 경쟁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거리조절과 대상물의 확대·축소기능을 지닌 줌 카메라는 지난 95년까지 4배줌의 보급을 끝으로 기능 제고의 한계에 부딪혔다.

 자동카메라에서 4배줌 이상을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데다 줌 자동카메라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줌보다 더 고급화되고 세련된 기능을 요구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특수 수요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일안렌즈반사형(SLR) 수동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SLR는 뷰파인더 없이 렌즈를 통해 필름에 맺히는 상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찍을 수 있는 고급 제품이기 때문에 자동 줌카메라가 제공하지 못하는 만족감을 준다.

 반면 자동카메라는 간편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보급형 수동카메라에 채택되고 있는 뷰파인더 채택을 고집해왔다.

 하지만 뷰파인더형 카메라는 뷰파인더의 시야각과 렌즈의 시야각 사이에 일정 정도 오차가 발생해 정확히 원하는 상 그대로를 필름에 담을 수 없는 한계를 지녔다.

 카메라 수요의 고급화 추세로 인기를 끌고 있는 SLR카메라는 특히 지난 1월 1일부터 수입선다변화품목에서 해제돼 관련업체들간 치열한 선점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SLR카메라의 부상으로 위기를 느낀 자동카메라업계는 자동카메라에 SLR기능을 추가한 제품으로 대응하며 고급 수요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일본 밀수품과 아남인스트루먼트의 수입판매로 지난 97년부터 국내에 선을 보인 자동 SLR카메라는 지난해 삼성항공이 국내 처음으로 자체 개발에 성공, 자동카메라의 고급화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아날로그 카메라를 대체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으로 각광을 받던 어드밴스트 포토시스템(APS)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버리고 말았다.

 디지털 카메라와 아날로그 카메라의 장점을 모두 지녔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현상장비의 보급저조와 그에 따른 높은 현상비로 인해 일반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디지털 카메라는 100만 화소 이상 고해상도로 자동카메라나 수동카메라에 비해 뒤졌던 화질의 취약점을 일정부분 극복한 것은 물론 최근에는 2배줌·3배줌 광학렌즈까지 탑재한 줌제품도 선보이고 있어 비싼 가격을 제외하고는 이미 성능과 기능 양면에서 아날로그방식의 자동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