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 제작업체들, 해외시장 공략 강화

 내수용 산업으로 인식됐던 산업용 로봇이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28일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회장 권영렬)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중공업·대우중공업·두산기계·삼성전자·현대중공업·로보테크 등 산업용 로봇업체들은 애프터서비스 및 세일즈망 확충, 해외 전시회 참가, 신시장 및 틈새시장 개척 등 다양한 전략으로 로봇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또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던 핵심부품을 국산화하고 독자 모델 개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으며, 외국 전문업체와 전략적 제휴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용 로봇업체들이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서는 것은 지난 97년 산업용 로봇 생산 및 출하실적이 90년대 들어 처음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97년보다 52.0%나 줄어드는 등 내수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들어 핵심부품 국산화율이 높아지고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신제품이 출시됐으며, 해외 진출 국내기업의 현지공장 라인설비에 투입된 국산 로봇들의 안정성이 입증되면서 효과적인 해외 마케팅만 뒷받침된다면 수출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산업용 로봇업계는 제어기·서보모터·응용 소프트웨어 등 핵심기술 개발이 부진하고 선진국과 기술제휴에 따른 판매지역 제한, 그룹간 블록화 심화로 인한 경쟁력 미비로 생산 규모나 수입규모에 비해 수출량이 극히 미미했다.

 동남아·중국·중동지역에 수출기반을 조성한 대우중공업은 동구권 계열사 공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용 로봇을 전량 수주하기 위해 16비트 로봇 컨트롤러를 32비트로 대체하고 성능은 향상시키면서도 가격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일본 기술제휴선과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수출 제약이 사라진 두산기계는 해외시장을 권역별로 세분화, 현지에 적합한 제품군을 중점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해외 주요 전시회 참가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기로 했다.

 중·소형 로봇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는 미국의 산업용 로봇 전문 생산업체인 어뎁트사와 반도체 설비용 로봇시스템에 관한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어뎁트사에 300만달러 규모의 반도체 웨이퍼 및 LCD 기판용 로봇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오는 2000년부터 1000만달러 이상 규모로 장비 공급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며 해외 판매망 확충에도 주력키로 했다.

 현대중공업도 부설 로봇 전담 연구소를 통해 고유모델 개발에 주력, 가격 경쟁력 향상에 나서는 한편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장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으며 로보테크 등도 핸들링 로봇을 중심으로 각종 로봇 고유 모델 수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