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트랜스포머 가격이 올 들어서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어 트랜스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양전자·대신전연·동흥전자·삼일전자·삼화텍콤·정산전자·크로바전자 등 트랜스포머 생산업체들은 세트업체의 가격인하 요구와 업체간 과당경쟁 등으로 인해 트랜스포머 가격이 지난 한해 동안 전년 대비 30% 이상 폭락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가격하락세가 계속되면서 트랜스포머 가격이 지난해 말에 비해 10% 가까이 떨어져 적자경영의 위기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미 올 들어 트랜스포머 생산업체인 A사가 부도처리된 가운데 대부분의 트랜스포머 생산업체들은 이같은 가격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올 한해 생산량은 늘어나는 데 반해 매출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어들어 적자경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견 트랜스업체인 K사의 S사장은 『지난해 트랜스포머 생산업체들은 가격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대거 이전하는 등 생산원가 절감 및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왔으나 가격하락세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과 같은 자구노력만으로는 더이상 채산성을 확보할 수 없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S사장은 또 『트랜스포머의 가격폭락으로 최근에는 팔면 팔수록 오히려 손해가 커지고 있으나 생산라인을 세울 수 없어 제품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최근의 가격하락세는 세트업체의 가격인하 요구보다는 판매량 확대를 위한 트랜스포머 생산업체들의 과당경쟁에 따른 덤핑물량의 증가에 기인한 것이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한편 관련업계는 트랜스포머 가격의 폭락세가 앞으로 계속될 경우 이르면 3∼4개월 안에 상당수 업체가 심각한 경영난과 적자경영으로 트랜스포머의 생산을 중단하게 되는 등 업계 판도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