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부 수입제품을 대체하는 역할에 그쳐왔던 국산 네트워크 장비가 올해부터 본격 수출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네트워크 장비 수출목표를 전년대비 무려 10배나 늘어난 5000만 달러로 세웠으며 쌍용정보통신·콤텍시스템·텔리웨어 등도 올해부터 본격 수출전선에 뛰어들고 있어 국산 네트워크 장비 수출이 올해를 기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네트워크장비업계가 수출에 적극 나서는 것은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규모가 세계시장의 1%선에 불과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시장 개척이 필수적인 데다 수년간의 국산 장비개발을 통해 품질에 자신감을 갖게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인터넷 고속화 추세에 따라 새로 창출되고 있는 DSL모뎀·케이블모뎀 등 홈네트워킹 분야는 해외 선진업체의 기술력과 비교해서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아 국내 업체들의 선전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랜카드(NIC)·라우터·스위치 등 500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던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수출목표를 5000만 달러로 늘려잡았다. 이같은 높은 수출목표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캐나다 제2케이블 운영사업자인 비디오트론사와 체결한 케이블모뎀 5만대 수출계약에 힘입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케이블모뎀에서만 25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고 랜카드·라우터·스위치 등 기존 네트워크 장비의 매출도 크게 늘려 이같은 수출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정보통신(대표 염정태)은 미국의 넷슨테크놀로지사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최근 처녀수출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에는 해외수출을 크게 늘린다는 계획 아래 수출전담부서를 구성했다. 이 회사는 미국의 벤치마크 전문회사인 「톨리그룹」으로부터 자사의 라우터와 러브(라우터+러브)가 높은 평가를 받아 올해 수출이 이 제품을 중심으로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은 올해 미국과 1000여대, 중국과는 100여대의 라우터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수출지역을 다변화하기 위해 뉴질랜드·유럽 등 현지 네트워크 유통업체와 대리점 개설에 대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네트워크장비 분야 벤처업체인 텔리웨어(대표 류만근)는 최근 미국의 한 회사와 대칭형 디지털가입자회선(SDSL) 라우터의 대량 수출계약을 체결해 주목을 받고 있다. 텔리웨어는 오는 6월 1차분 1000대를 선적하며 내년 말까지 총 10여만대의 라우터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 싱가포르와 미국에 자사 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을 개설, 수출전초기지를 구축하고 수출상담을 진행해 왔다.
콤텍시스템(대표 남석우)도 올해 1·4분기에 20억원 정도의 네트워크 장비 수출실적을 기록,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금융분야의 네트워크통합사업 구축경험을 바탕으로 LCD 통합단말기 수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