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들의 오랜 숙원이던 협회가 이달 말 설립된다.
YTC에너지·EPS코리아·삼성에버랜드·LG하니웰·금호전기 등 주요 ESCO들은 30일 창립총회를 열고 사단법인 에너지절약전문기업협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ESCO는 업체·기관·단체가 에너지절약을 위해 각종 시설을 교체·보완하는 과정에서 이를 지원하고 차후에 발생하는 에너지 절감액으로 투자비와 이윤을 회수하는 업체. 미국의 경우 1400여개가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그 수가 94년 이후 매년 100% 가까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40여개 업체가 ESCO로 등록돼 있다.
이번에 설립되는 협회는 회원사들간 유대감을 강화시켜 공정경쟁을 유도하고 에너지절약 관련 정부시책이 올바르게 추진되도록 각종 정책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협회는 이를 위해 30일 협회장 등 집행부를 선출하며 정관 및 사업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설립배경=ESCO들의 단체 설립은 지난 2∼3년간 꾸준히 추진돼왔다. 지난해에도 EPS코리아 주도로 14개 업체가 모인 가운데 협의회 결성이 시도됐다. 그러나 업체간 이해관계가 달라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이는 업체들의 성격이 달랐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에서부터 중견기업, 전문기업 등으로 구성된 ESCO들이 지향점을 달리했기 때문에 의견일치를 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 의미마저 퇴색했던 것은 아니다. ESCO들은 미래산업으로 점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에너지절약 사업을 올바로 이끌기 위한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협회는 그 열매인 셈이다. 최소한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는 업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ESCO들이 협회를 결성하게 된 것은 올해부터 에너지절약 사업 시장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에너지절약 시장규모는 대략 100억원 안팎. IMF 영향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는 크게 변했다. 올해 300억원 정도로 책정된 에너지절약 사업 관련 정부예산이 지난 1·4분기까지 이미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을 정도다. 업체간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국내 에너지절약 사업이 올바로 시행되도록 하자는 게 협회의 결성 목적이다.
◇어떤 일을 하나=에너지절약전문기업협회가 할 일은 크게 세가지다.
우선 정책협력 기관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국내 에너지절약 사업 분야는 역사가 일천하다. 그만큼 정부정책 또한 자리가 잡히지 못했다. 미국·캐나다 등 선진국들의 에너지절약 사업 형태와 비교해볼 때 상당히 취약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협회는 국내 에너지절약 사업의 정책이 올바로 수립·시행되도록 각종 아이디어를 제안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협회는 업체들간 공조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투자비 회수를 위한 업체들의 협력관계가 그 기반이다.
또 조명 등 극히 제한된 분야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절약 사업을 각종 분야로 확대하는 것도 협회가 지양하는 바다. 기술협력을 통해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주·추진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를 위해 미국·캐나다의 업체들과 기술제휴도 추진하고 있다.
협회는 궁극적으로 협회의 권익을 보호하고 국내 에너지절약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ESCO들의 힘을 결집시킬 계획이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