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국제자동화기기전 이모저모

 ○…이번 전시회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회사는 역시 현대자동차로 합병되는 현대정공. 경쟁업체 직원들은 현대 관계자들을 볼 때마다 현대의 공작기계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갈 지, 고용은 보장되는지 등을 묻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될 정도.

 이 회사 직원들은 또 계열사가 돼버린 기아중공업과 제품군이 거의 중복돼 생존을 위한 경쟁을 펼치는 입장인 데다 현대자동차 공작기계사업부 직원들이 정공 합병을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져 곤혹스러워하기도.

 특히 현대자동차가 정공의 공작기계 부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도를 넘어선 누적적자 및 사업 실패의 원인을 「시장 규모를 감안하지 않은 과잉투자」로 보고 그 책임을 현대정공 전 직원의 70∼80%를 차지하는 대우·두산·화천·통일 출신 경력 사원에게 돌리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이들은 자신들이 정리해고 1순위가 되지 않을까 내심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며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솔직히 고백하기도.

 ○…국제 로봇 및 자동화기기전(KIRAS 99)은 로봇 및 공작기계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자리라는 평가.

 현대중공업·삼성전자·삼성항공·두산기계·통일중공업 등 국내 굴지의 산업용 로봇 및 공작기계업체들이 대거 불참한 데다 중견 및 중소기업의 참가율도 저조하고 과거보다 신제품도 크게 줄었다는 것.

 이는 참가업체들이 들고 나온 캐치프레이즈에도 그대로 나타나 현대자동차로 분할 합병되는 현대정공은 「점프 99」를, 기아자동차 인수에 따라 현대가 새 주인이 된 기아중공업은 「기아, 새출발」을 다짐. 한화기계도 (주)한화의 기계부문으로 흡수된 후 「흑자 경영」을 강조.

 이를 두고 지난해말 부도난 뒤 회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내수시장 위축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과 함께 구조조정이라는 내부의 아픔까지 감수하고 있는 로봇 및 공작기계업계의 고통이 느껴진다』고 한마디.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