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 바코드 장비 시장을 주도하던 미국·일본업체에 이어 최근에는 대만산 저가 제품까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최근 국내업체가 바코드용 핸디터미널·스캐너·프린터 등 바코드 장비 국산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대만업체가 저가로 제품을 공급, 국내 제조업체들이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바코드 장비 시장을 주도하던 미국의 심벌과 애큐소트, 일본의 사토와 카시오 등에 이어 최근 대만의 유니테크·타이서·BTC 등이 기존 제품보다 50∼60% 낮은 가격으로 국내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처럼 대만업체의 공세가 치열한 것은 최근들어 국내 물류시장이 살아나면서 바코드 장비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아직까지 국내 바코드 시장이 초기 단계여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만업체가 품질보다 가격을 무기로 삼기 위해 덤핑을 불사하는 등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 유통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며 『특히 이제 막 국산 제품이 선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저가 대만업체 때문에 적지 않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바코드 장비 시장은 그동안 외국업체가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 허브텍·현암바씨스·한도하이테크·한스시스템 등이 고체촬상소자(CCD)나 레이저 방식의 바코드시스템용 스캐너, 핸디터미널 등을 출시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그동안 외산 바코드 장비를 수입하면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핵심부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허브텍은 지난해말 초당 200스캐닝이 가능한 건 타입의 CCD를 채용한 펜(Pen)형 바코드 스캐너를 선보였으며 현암바씨스도 지난해 신기술 인증을 획득한 고정식 레이저 바코드 기술을 바탕으로 건 타입 레이저 바코드 스캐너를 개발하고 올해부터 본격 공급에 나섰다.
이밖에 한도하이테크·한스시스템·파라다이스정보통신도 자체 개발한 바코드 스캐너와 핸디터미널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거나 이미 시장에 선보이는 등 최근 국산 제품이 크게 늘고 있다.
업체 전문가들은 『품질을 보증할 수 없는 저가 대만 제품이 기존 제품의 절반 이하로 판매되는 등 국산 제품이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사라질 지도 모른다』며 『정부나 협회 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코드 장비 관련 국내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바코드용 핸디터미널 4000∼5000대, 스캐너 1만대, 프린터 2000∼3000대가 판매됐으며 올해를 기점으로 매년 20∼30%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