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터업계, 와이어 하네스업체들 경영 악화 "냉가슴"

 자동차용 와이어 하네스업체들의 잇따른 부도와 경영악화로 커넥터업체들이 고민에 싸였다.

 국내 최대규모의 와이어 하네스 전문업체인 한일전장이 지난 3월 몇차례 경영위기를 맞은 끝에 결국 부도처리됐으며 D사와 K사 등 2, 3개 와이어 하네스업체도 최근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와이어 하네스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커넥터 등 부품업체들은 요즘 언제 또 부도사태가 벌어질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다』면서 『자동차업계가 원가절감 차원에서 와이어 하네스업체들에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는데 현재와 같은 상황이 몇 개월 더 지속된다면 상당수 와이어 하네스업체가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을 것이 뻔하다』고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와이어 하네스업체들의 잇따른 부도와 경영위기로 커넥터와 케이블 어셈블리를 공급해온 한국단자공업·한국AMP·KUM·한국몰렉스 등 커넥터 생산업체들은 제품을 공급하면서도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일전장의 부도금액이 200억원이 넘고 최대 채권단인 기아자동차가 법정관리를 추진하고 있어 업체들은 적게는 7억원, 많게는 20억원이 넘는 물품대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자체적으로 와이어 하네스를 생산하려고 검토했으나 와이어 하네스업체들의 난립으로 마진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신규로 뛰어드는 것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와어어 하네스업체와 커넥터업체들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면서 『선수금을 받거나 소규모 물량 위주로 공급하는 등 자구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이것도 근본 해결책은 아니어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커넥터업계에서는 자동차업계가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와이어 하네스업체에게 현재의 선수금 비율을 높여주고 적정이윤을 보장하는 것만이 와이어 하네스업체들의 연쇄 부도를 막을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