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중복가입에 따른 설문조사를 둘러싸고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이병설) 집행부와 회원사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내년부터 여러 개의 조합에 가입했더라도 1개 조합에서만 단체수의계약 물량을 배정받도록 하는 중소기업청의 고시에 따라 조합 측이 회원사의 조합 중복가입 현황 파악에 나서자 일부 조합원들이 『이를 수의계약이 축소되면 탈퇴할 지도 모르는 조합원을 단속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조사목적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기조합 측의 이번 조사결과가 올 단체수의계약 물량배정분부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제로 전기조합의 공문발송에 대한 답신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는 분위기다.
한국전기조합은 이달초 580여 회원사에 단체수의계약물품 배정희망 신청서를 동봉한 「조합가입 현황파악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으며 6월말까지 답신내용 분석을 마칠 계획이다.
조합 측은 공문을 통해 수의계약물량 배정을 신청한 조합에 대해서만 이를 배정하며, 동 규칙을 위반해 물량배정을 받은 조합원은 6∼12개월 참여를 제한한다는 취지의 규칙을 명시하고 있다.
공문발송 건에 대해 전기조합 측은 『조합원사들에 정부방침을 알리고 조합원사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 외에 다른 목적은 없으며 그간 전체회원 매출에 대한 개별조합사 매출비중에 따라 배정하던 방식을 신청물량에 기초하는 객관적인 배정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말 고시된 중기청의 고시 제1998-31호 제13조 2항은 「조합이 당해 조합 이외의 조합에 중복 가입한 경우 조합원의 신청에 의하여 한국표준산업분류상의 중분류를 기준으로 1개 조합에서만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으며 99년도에 한해 한 회사가 2개 조합이내에서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조합 측과 회원사간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6월말까지 분석될 전체조합원의 답신결과가 중소전기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공문발송에 이은 조합 측의 적절한 대응여부는 기존 수의계약물량배정 관행에 익숙해져 있는 회원사들의 불만과 불안감을 어떻게 다독거리느냐와도 연계되면서 이사장의 입지를 가늠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 방침에 따른 사전대비책을 마련하는데 대해서조차 조합과 회원사간 반발 분위기가 형성된 데 대해 관련업계는 『단체수의계약 축소 분위기에 따른 전기조합의 입지가 갈수록 약화될 것이라는 회원사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