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기업> 르비앙전자

 중소기업도 포기하지 않는 인내와 기술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재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직접 보여주고 있는 업체가 등장,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해 초 IMF한파로 인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던 제일가전의 후신인 「르비앙전자」

 제일가전이 부도를 내자 직원 가운데 45명이 공동출자하는 형태의 개인회사로 재기노력을 지속해온 이 회사는 지난 1월 경매를 통해 공장과 생산설비를 인수, 자본금 1억원의 새로운 법인으로 탄생했다. 최근에는 직원수를 118명 규모로 확충하고 올해 매출목표도 지난해보다 무려 4배가 늘어난 160억원을 바라보는 중견업체로 거듭난 것. 이는 모업체인 제일가전이 잘 나가던 시절과 비슷한 규모다.

 르비앙전자는 특히 처음부터 종업원들끼리 재기하자는 일념으로 뭉쳐 설립한 데 대한 의미를 이어가기 위해 앞으로 중소기업 가운데는 처음으로 전직원이 일정지분을 갖고 경영에 참여하는 완전한 종업원지주제를 확립한다는 계획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이 회사의 박덕성 사장은 『최근 공장 인수 자금 및 기본적인 운영자금 등을 확보하는 문제를 해결, 대외적인 면에서는 안정을 찾았다』며 『현재 37명으로 구성된 우리사주 조합원을 대폭 확대, 종업원지주제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르비앙전자는 기존 정규직 사원들은 물론 신규 입사자에게 회사에서 일정 금액을 대출, 지분을 매입토록 하고 대출금은 급여에서 공제해 나가는 방식으로 전직원이 우리사주 조합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그동안 받지 못한 체불임금과 퇴직금이 정산되는 대로 3억원을 증자하고 오는 12월께 3억원을 자본금에 추가로 투입하는 등 오는 2000년 말까지 자본금을 20억원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존 OEM거래업체와의 관계를 지속하면서 자체브랜드 판매 및 수출에도 적극 나서 이달부터는 자체브랜드의 선풍기를 본격 출시, 대형 할인점 및 재래시장을 공략해 나가고 지난해 OEM공급이 끊기면서 중단했던 핸디형 청소기 사업도 7월부터 재개, 자체브랜드로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르비앙전자는 이밖에도 그동안 협력업체를 통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수출해온 가습기와 선풍기 등에 대한 수출에도 직접 나서 지난해 15%에 불과했던 수출비중을 올해는 40%로 대폭 끌어올려 50억원 이상의 수출액을 달성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