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삼성이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벌여온 데이콤이 사실상 LG 인수 쪽으로 가닥을 잡아감에 따라 통신업계 새판짜기 차원에서 하나로통신·온세통신 등 그간 「주인」이 없었던 기간통신사업자들의 경영권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
사실상 현대그룹이 오너 역할을 하고 있는 온세통신에 대한 현대의 처리 방향과 데이콤 및 삼성·현대·대우그룹이 대주주군을 형성하고 있는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LG의 경영권 인수가 확실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4일부터 주식시장에서는 그간 연일 상한가를 달리던 데이콤 주가가 하한가로 떨어진 반면 LG와 삼성이 다시 한 번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하나로통신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특히 하나로통신의 경우 1대주주는 데이콤(10.7%)이지만 대우(7%)와 현대(7%)는 물론 한국전력과 두루넷(모두 10%) 등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 가운데 4개 기업이 직간접적인 지분 매각의사를 표명, 이들 지분을 한꺼번에 인수할 경우 경영권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데이콤을 넘겨 받는 LG는 물론 IMT2000을 겨냥, 통신서비스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삼성이 다시 한 번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로통신은 최근 외자유치와 이에 따른 정관개정을 둘러싸고 주요 주주들간 의견이 대립, 데이콤 경영권이 확정된 이후 급격한 지분변화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 LG는 『데이콤 지분제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더욱이 데이콤 경영권 인수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하나로통신까지 챙기기에는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목표는 데이콤이 아니라 하나로」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는 삼성은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싸움에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