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음미디어와 컬럼비아트라이스타간 30억원에 달하는 재고처리 문제가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세음미디어(대표 박상헌)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컬럼비아트라이스타가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컬럼비아트라이스타(대표 권혁조)는 『법률적 의무가 없다』며 한치도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30억원에 달하는 재고는 세음이 지난 7년간 협력관계를 맺어오면서 떠안은 컬럼비아트라이스타의 누적작품들. 물량으로 따지면 대략 2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음의 한 관계자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컬럼비아측에 여러번 대화를 제의했으나 응답이 없는 상태』라면서 컬럼비아측의 성의있는 대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컬럼비아측은 여전히 감정의 앙금을 감추지 않고 있다. 세음과 결별하는 과정도 그것이지만 『대화가 되지 않는 마당에 만나봤자 감정만 악화될 뿐 도움이 안된다』며 냉각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고문제는 양측이 결별을 앞두고 제시했던 선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시 세음은 재고의 50% 가량을 탕감해줄 것을 요구했고 컬럼비아는 작년 재고와 2억여원을 얹어 4억∼5억원 가량의 「보상금」을 지불하겠다는 해법을 제시했었다. 양측의 해법이 무려 10억여원의 격차가 나는 것이다.
관련업계는 이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업계 발전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측이 감정의 앙금을 떨쳐버리고 해결책을 서둘러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재고에 대한 책임 소재를 서로 따져 묻기보다는 상도의적 차원에서 그리고 양측이 동종업종의 기업이라는 측면에서 화해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현실적으로 볼 때 컬럼비아측이 대승적 자세에서 접근안을 내놓는 게 실타래를 쉽게 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