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I 클록을 33.3㎒로 고정시킨 메인보드가 PC 마니아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PC통신의 하드웨어 관련 동호회 게시판에는 PCI 클록을 고정시켜 주는 메인보드 제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용자들이 이렇게 PCI 클록 고정 메인보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66㎒나 100㎒ 외의 변형 클록으로 CPU를 오버 클로킹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원래 인텔의 셀러론 제품군은 66㎒로 버스속도(FSB)를 고정시켜 놓았고 펜티엄Ⅱ 및 펜티엄Ⅲ CPU는 100㎒로 고정시켜 놓았다. 과거에는 이 버스속도를 자유롭게 오버 클로킹할 수 있었으나 최근 들어 인텔이 CPU에 배율을 제한하는 장치를 걸어 놓았기 때문에 이 배수 속도로만 변형이 가능하다.
하지만 66㎒로 설정된 셀러론300이나 333 등을 100㎒로 오버 클로킹하는 것은 시스템을 상당히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어 사실상 오버 클로킹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오버 클로킹 마니아들이 생각할 수 있는 대안은 변형 클록으로 오버 클로킹을 하는 것이다. 최근 출시되는 메인보드들은 대부분 66㎒, 100㎒의 기본 클록 외에도 75㎒, 83㎒, 112㎒ 등의 변형 클록을 바이오스와 점퍼를 이용해 설정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변형 클록을 지정하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바로 PCI 클록이 함께 변형되는 것.
원래 메인보드에서는 PCI 클록이 CPU의 버스속도에 따라 2분의 1 혹은 3분의 1 비율로 설정되는데 기본 66㎒와 100㎒에서는 PCI의 정상 버스속도인 33㎒ 및 33.3㎒로 지정되지만 변형 클록을 지정할 경우 38㎒에서 41.5㎒로 비정상적인 버스속도가 만들어진다.
전문가들은 대개 75㎒나 112㎒ 변형 클록인 경우에는 38㎒와 37㎒가 되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83㎒의 경우는 41.5㎒로 지나치게 PCI 클록이 오버 클록되어 주변기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변형 클록은 마니아조차도 금기 사항으로 취급되어 왔던 것이다.
최근 들어 주요 메인보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PCI 클록을 고정시키는 제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상황에 약간의 변화 가능성이 생겼다.
현재 PCI 클록을 고정시킬 수 있는 제품으로 마니아들은 대만 AOPEN사의 「AX 6BC PRO」, 대만 ASUS사의 「P2BF」, 기가바이트사의 「6BXE, 6BX2000」 등을 꼽고 있다. 이들 보드는 최근에 출시된 하이엔드급 보드다. 대개 20만원대를 넘어가는 보드들로 올해 하반기 출시될 인텔의 카미노 CPU를 겨냥한 제품이다. 올 하반기 출시될 카미노 CPU의 가장 큰 변화가 바로 100㎒ FSB에서 133㎒ FSB로 올라가는 것이다.
같은 클록이라도 FSB가 더 높은 CPU가 시스템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해준다. 즉 100㎒ FSB에 4.5배수를 선택하고 있는 펜티엄Ⅱ 450㎒ CPU보다 133㎒ FSB에 3.5배수를 선택한 카미노 460㎒가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따라서 100㎒ 펜티엄Ⅱ CPU를 오버 클록을 해서 133㎒로 성공한 보드를 사용할 경우 카미노에 가까운 성능을 낼 수 있다.
과거 보드들은 133㎒에서 PCI 클록을 만들기 위한 4분의 1 배수를 지원하지 못했는데 비해 최근 출시된 이같은 하이엔드급 보드들은 이 배수를 지원하기 때문에 오버클록 마니아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133㎒로 CPU를 작동시키더라도 현재 출시되어 있는 메인 메모리가 133㎒로 작동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메모리 중에서 7n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일부 PC100 메모리들이 133㎒로의 동작에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