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전자.정보통신 월드컵" 준비하자

 우리나라와 함께 2002년 월드컵 축구 공동개최국으로 선정된 일본은 자국의 과학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가상 스타디움」 경기장을 설치, 운영키로 하는 등 새로운 전자·정보통신 서비스와 국가 차원의 홍보전략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IMF 한파로 인해 아직까지도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안타깝기 그지 없다. 월드컵에 대비한 국가 차원의 전자·정보통신 서비스 연구개발의 경우 한국통신과 전자부품연구원에서 최소한의 것만을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하루 바삐 2002년 월드컵을 단지 스포츠 경기로, 국가 차원의 대응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월드컵」으로 빨리 전환하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가 공동개최할 2002년 월드컵은 지구촌 전세계에서 약 410억명이 시청하고 수익금 역시 15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초대형 국익사업이지만 불행히도 수입원의 대부분인 TV중계권료, 스폰서십과 입장권 판매, 광고대행료 등을 FIFA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게 되어 있는 제약조건이 있다.

 또 FIFA를 상대로 한 마케팅 경험 부재와 수익사업 전개시 높은 위험성 때문에 민간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세계를 상대로 수익사업을 펼치는 일이 어렵고, 2002년 월드컵은 전자·정보통신시대에 걸맞은 디지털TV방송, 다양한 콘텐츠, 인터넷 서비스 등을 수반해야 하지만 독자기술 개발에 한계가 있으며 특히 IMF체제로 인해 국내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의지가 낮다는 점 등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우리에게 있다.

 따라서 공식적인 수익보다 새로운 수익창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발굴의 필요성이 대두되는데 그 중 가장 큰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전자·정보통신 월드컵」 개최방안이다.

 「전자·정보통신 월드컵」이란 국제축구 경기행사에 부가적으로 전자·정보통신산업을 접목한다는 의미로 이미 세계적으로 전자·정보통신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인 동시에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미래 첨단산업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를 활용해 2002년 월드컵 관련서비스 상품을 적극 개발해 판매·보급한다면 수익창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증명하는 것으로 2002년에는 1998년보다 TV시청자수는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에 인터넷 접속자수는 3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인은 원 웨이(One Way)방식의 기존 TV 시청방식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장면이나 경기정보를 획득하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요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산업이 바로 「전자·정보통신 서비스산업」이다.

 전자·정보통신 서비스산업은 특성상 모든 산업의 핵심축으로서 시너지 효과가 클 뿐더러 제공되는 서비스 형태도 방송 및 영상정보 서비스 등의 기본 서비스는 물론 관광·교통·경기정보 등의 다양한 형태의 정보욕구를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과거 1934년에 영국 EMI사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개최를 통해 실용수준의 흑백TV를 개발해 오늘날 지구상의 모든 곳, 심지어는 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마저도 안방의 시청자에게 실황 중계하는 계기를 마련한 예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제 월드컵 개최가 불과 3년여밖에 남지 않았다. 월드컵 경기 때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각종 이벤트 발굴은 물론 전자·정보통신 분야 수익사업 개발과 서비스 상품을 적극 개발해 국가비즈니스 행사로 승화시켜 나갈 때다.

 이를 위해 한시 바삐 국가 차원에서 이 문제를 검토, 위험이 있다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라도 기업들 스스로 과감하고 다양한 수익서비스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겠다.

 그래서 2002년 「전자·정보통신 월드컵」이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내자.

 국가 비즈니스 차원의 거대한 성과를 약속하는 2002년 월드컵 개최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고효율 투자상품으로서 어려운 국가경제를 회생시키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이다.

김춘호 전자부품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