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다채널 MPEG2 오디오시스템 세계 첫 개발

 디지털 오디오 압축방식인 MP3의 차기버전으로 유력시되는 다채널 MPEG2 AAC(Advanced Audio Coding) 인코더 및 디코더 시스템이 우리나라와 독일 연구진에 의해 공동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정선종) 무선방송기술연구소와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는 9일 실시간으로 작동되는 멀티채널 MPEG2 AAC 인코더 및 디코더 시스템인 「MASIC(Multimedia Audio and Speech Integrated Codec)」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국제 표준인 ISO/IEC 13818-7의 멀티채널 MPEG2 AAC 표준기술을 토대로 범용 디지털신호처리칩(DSP)을 이용해 실시간 동작이 가능토록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오디오 입력·출력 및 신호처리장치 등 3개 부문으로 구성된 이 시스템을 개인용 컴퓨터의 PCI슬롯에 연결하면 오디오신호를 인코더의 경우 최대 6개 채널, 디코더의 경우 8개 채널까지 처리할 수 있다.

 현재 MPEG2 ACC 국제표준은 차세대 디지털 오디오 부호화 기술로 인정받고 있어 업계에서 디지털 텔레비전 방송, 디지털 오디오 방송, 인터넷 오디오, 다운로드 음악 등에 대한 활용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이 기술은 MP3보다 압축률과 음질이 뛰어나 전세계 오디오업계가 MP3플레이어의 차기버전으로 중점 개발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 기술은 알고리듬이 복잡하고 어려운 디지털 신호처리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비실시간 시뮬레이션을 통한 연구결과만 발표됐을 뿐이며 실시간으로 동작되는 멀티채널 오디오 시스템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TRI는 이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 연구기관이 MPEG1 오디오압축방식(MP3)기술을 개발한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여서 유럽·미국 지역에 관련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다채널 오디오 MPEG2 AAC 개발에 따라 서로 다른 표준을 채택하고 있는 국내 지상파TV와 디지털 위성방송의 오디오 규격 통합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ETRI는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본격 방송에 들어가는 디지털 지상파TV의 국내 표준규격으로 미국의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방식을, 통합방송법 제정 후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인 디지털 위성방송의 경우 유럽의 디지털 위성 표준방식인 DVB(Digital Video Broadcasting)-S 방식을 채택키로 해 방송사 및 가전업체들로부터 「중복투자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대전=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