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지털 "세트톱 박스" 공급

 우리나라에도 디지털TV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최근 LG전자가 국내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한국형 디지털TV를 공개한 데 이어 삼성전자가 디지털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방송공사(KBS)에 기존 TV에 부착해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장비인 세트톱박스를 공급했다.

 그동안 국내 업체가 미국과 영국 등 디지털방송을 실시하고 있는 국가에 디지털 관련장비를 공급한 적은 있으나 국내에서 디지털TV 방송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삼성전자의 KBS 납품을 계기로 이미 디지털 방송준비에 들어간 공중파 방송사뿐 아니라 케이블 채널 및 중간 송출업체들도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기 위해 관련장비를 계속 주문할 것으로 보여 세계 디지털방송 추세에 맞춰 국내에서도 디지털TV 방송을 위한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KBS에 공급한 장비는 「디지털 방송 수신용 세트톱 박스」 2대로 디지털 암호상태로 송출하는 방송신호를 수신, 암호를 풀어 TV에 보내주는 기능을 하는 제품으로 디지털 방송 준비에 필수적인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수출을 시작한 디지털TV와 세트톱박스가 미국시장에서 인정 받은 데 이어 국내에서도 납품실적을 갖게 돼 향후 국내 디지털TV시장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KBS에 공급한 세트톱박스는 대당 가격이 고급승용차 한 대 가격인 2000만원선으로 이는 50만원선인 일반TV 40대에 해당해 국내 가전업체가 생산 판매하고 있는 제품 중 사상 최고 가격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미국의 방송장비 최대 업체인 해리스사와의 전략적인 제휴로 미국 방송시장 공략에 나서 현재 미국 방송국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초 개발을 완료한 디지털 세트톱박스는 미국의 차세대 TV방송 규격인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에서 규정한 HD·SD 등 18개 종류의 디지털 영상 규격을 모두 수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