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13.8% 감소, 수출 24.4% 증가.」 지난해 국내 자판기시장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내수시장은 위축된 데 비해 수출은 크게 신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판기공업협회(회장 배길성)가 조사한 「98년 국내 자판산업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급된 자판기는 6만2200대 정도로 164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7년 7만6300대, 1790억원과 비교해 각각 19.8%, 13.8% 정도 감소한 규모다.
하지만 수출은 삼성전자·LG산전 등 메이저업체가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전년대비 24.4% 증가한 1317대 338만7000달러를 달성했다.
지난해 국내 자판기시장은 스티커와 복합, 증명서 자판기가 상대적으로 호황을 맞았으며 식품과 음료자판기시장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복합자판기 가운데 컵·캔·공중전화기를 하나로 합친 3종 복합자판기가 전년보다 337% 증가한 1343대가 판매됐다. 또 지난해 히트상품이었던 스티커 자판기는 총 5093대가 판매됐으며 이는 전년대비 282% 정도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복합·스티커 자판기와 함께 수입증지·민원서류·증명서를 자동으로 발매하는 증명서 자판기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증명서 자판기는 124대가 공급돼 전년대비 153% 정도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져 하나의 상품을 파는 자판기보다 여러 가지 상품을 같이 구매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복합자판기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 96년 이후 공공기관·학교를 중심으로 증명서 및 티켓 자판기 수요가 50∼150% 늘고 있어 증명서 자동판매기가 자판기시장을 주도하는 주력 품목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함께 100만원 미만의 중소형 자판기시장도 지난해보다 7% 정도 증가했다. 지난해 중소형 자판기는 1만4710대 정도가 판매돼 21억원 정도의 틈새시장을 형성했다. 특히 구두광택, 가그린, 재충전 자판기 등 부업자와 실직자들이 관심을 끌 만한 이색 자판기가 대거 출시됐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자판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커피·캔 등 음료 자판기시장은 IMF와 시장 포화로 인해 지난해 수량과 금액면에서 각각 26%, 28% 정도 감소한 3만8463대, 1022억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하는데 그쳤다.
자판기시장을 품목별로 보면 지난해 커피 22.76%, 복합 20.94%, 캔 16.62% 순으로 나타났다.
자동판매기공업협회 측은 『올해 커피·캔 등 음료자판기는 국내시장이 이미 포화수준에 달해 큰 폭의 성장세는 어렵다』며 『이에 대응해 자판기업체가 신규품목 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어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CD·MP3·비디오 등 정보 자판기가 대거 선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