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피아노 업체들이 내수 침체에다 수출 채산성마저 악화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0일 관련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영창악기·삼익악기·벨로체 등 디지털피아노 업체들이 IMF 불경기에 따른 내수 판매 부진을 수출로 만회하기 위해 수출확대에 적극 나서 지난해 수출물량은 1만9100여대로 97년(1만3600여대)보다 4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난해 수출금액은 1946만 달러로 전년(1948만 달러)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난해 디지털피아노 수출물량이 전년에 비해 40% 정도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금액이 제자리 수준에 머문 것은 환율상승을 이유로 바이어들이 수출단가를 낮춰줄 것을 요구해옴에 따라 업체들이 평균적으로 수출단가를 29% 정도 대폭 인하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디지털피아노 업체들이 미국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고가모델보다는 저가모델을 주로 수출함으로써 물량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출금액이 제자리 수준에 머문 주된 요인으로 나타났다.
디지털피아노 업체들은 올 들어 수출확대에 박차를 가한 덕분에 수출물량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출금액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수출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가파른 환율상승 덕분에 수출물량이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수출금액도 원화기준으로는 크게 늘었기 때문에 수출 채산성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환율이 크게 떨어진 탓에 물량도 금액도 모두 감소세로 돌아서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린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위기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첨단 신제품 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북미 중심의 수출에서 탈피해 수출지역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나름의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