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현대의 만남」 「과거와 현재의 만남」 「클래식과 힙합의 만남」 등 최근 시간과 공간, 장르를 초월한 「크로스오버」 음악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이를 내세운 음반들의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빌보드 차트 등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모은 유명 크로스오버 음반들이 국내에서 속속 발매되는가하면 국내 뮤지션들이나 밴드들이 직접 크로스오버 음반을 내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현재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크로스오버 음반은 지난 3월 BMG가 내놓은 「클럽 힙합 3집」.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래퍼 라크로스가 부른 「Save Me」를 비롯, 쿨리오의 「C You When You Get There」 역시 파헬벨의 캐넌을 도입부에 적절히 삽입하면서 크로스오버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 또 스위트 박스의 「Don’t Go Away」는 국내 음악팬들에게 친근한 클래식곡인 알비노이의 아다지오를 샘플링해 사용하는 등 힙합과 다른 장르의 음악을 접합해 성공을 거둔 곡들만 모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명음레코드가 내놓은 「디바리아」는 세기말 음악여행이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오페라 아리아와 댄스리듬, 전자음악을 절묘하게 접목시킨 것이 특징이다. 다즈 뉘앙스와 카렌 커밍스, 저스틴 브래들리가 참여한 프로젝트 그룹의 이름이기도 한 「디바리아」는 카치니의 「아베마리아」와 푸치니의 「공주는 잠 못들고」 등 오페라곡을 담고 있으며 이 밖에도 「바다의 시」 「블루로맨스」 「디바리아」 등 13곡이 수록돼 있다. 특히 커밍스의 솟구쳐오르는 듯한 노래와 나직한 브래들리의 목소리는 뉘앙스가 연주하는 복고풍의 전자음악과 잘 어우러져 오페라곡의 이해를 돕는다.
크로스오버 열풍은 비단 해외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 음악계에서도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가고 있다.
표절여부를 놓고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 인기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신예그룹 신화의 「T.O.P」도 차이코프스키 음악을 서두에 사용하면서 가요의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또 소프라노 신영옥은 지난해 말 사랑을 테마로 한 뮤지컬과 영화음악, 재즈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을 노래한 음반 「MY ROMANCE」를 출시했다. 뮤지컬 전문 반주자 겸 편곡자인 폴 트루블러드가 반주한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 중 「무지개 저 편에」, 거시윈의 뮤지컬 「포기와 베스」 중 「서머타임」, 제롬 컨의 재즈 「눈 먼 사랑」, 영화 「상류사회」 중 「진실한 사랑」 등을 담고 있다.
크로스오버와는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몽금포」 「진주난봉가」 등의 우리 전통민요와 「사노라면」 「희망가」 등의 구전가요, 「나는 열일곱살이에요」 「꽃밭에서」 등 대중가요를 재즈와 접목시킨 이정석씨의 「화두」도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