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터 "품질경쟁"체제로

 올들어 자동차시장이 현대와 대우로 이원화되고 생산량도 지난해대비 30% 이상 늘어나는 등 시장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커넥터업체들도 변화된 시장환경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특히 와이어하네스업체들의 연쇄부도와 경영악화 등으로 위축돼온 커넥터업체들은 자동차업계가 자사에 납품해온 와이어하네스업체들 가운데 2, 3개 업체를 선정,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품질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단자공업과 한국AMP·한국몰렉스·KUM 등 자동차용 커넥터 생산업체들은 자동차시장의 구조조정이 끝나고 올들어서는 경기가 장기적인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서는 등 자동차시장의 환경변화가 기존 시장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다각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단자공업(대표 이창원)은 지난해 일본 자동차 관련 전장부품업체인 야자키와 자본 및 포괄기술 제휴협정을 맺는 것을 계기로 자동차부품 모듈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단자공업은 기존 커넥터 위주의 사업으로는 경쟁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커넥터를 비롯 와이어하네스, 교통정보시스템 관련부품까지 영역을 확대해 부동의 수위자리를 지킬 계획이다.

 한국단자공업은 와이어하네스업체들의 잇따른 경영악화로 한때 와이어하네스 생산을 검토했으나 자동차업계가 와이어하네스업체를 집중 육성한다고 밝혀 이를 중단하고 대신 품질고급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단자공업은 최근 최첨단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신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인력을 대폭 늘리는 등 후발업체들의 품질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AMP(대표 김홍규)는 지난해 가장 큰 매출비중을 차지한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로 넘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달 들어 월 생산량이 예전의 70% 이상 회복되는 등 정상화를 보이고 있다.

 한국AMP는 자동차시장이 재편되면서 커넥터시장도 가격에서 품질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어 단순 커넥터에서 벗어나 케이블어셈블리 등으로 고품질 제품생산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한국AMP는 최근 대우자동차의 체어맨에 케이블어셈블리를 처음 장착, 좋은 반응을 얻음에 따라 납품 차종인 현대자동차의 그랜저와 쏘나타 등에도 이를 점차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AMP는 특히 최근들어 자동차업계가 6개월 간격으로 신차종을 발표함에 따라 신차종 개발때부터 자동차업체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해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자동차시장에 참여한 한국몰렉스(대표 정진택)는 주력차종인 삼성자동차가 대우자동차로 합병돼 심각한 경영압박을 받았으나 최근들어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몰렉스는 지난해 자동차용 커넥터업체로는 가장 먼저 품질인증인 「QS9000」을 획득, 고품질 시대를 열면서 선두업체들의 견제 속에서도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 왔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승합차와 대우자동차의 마티즈 등 소형차시장에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몰렉스는 앞으로 자동차시장은 가격보다 품질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전망, 기존 150여종의 제품군을 300여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