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TV브랜드 전쟁 불붙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TV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브랜드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 TV보급률이 150%에 육박하는 현실에 비춰 신규수요나 대체수요를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능경쟁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수요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브랜드 확장전략은 시제품을 출시할 때 마케팅 비용을 절약하고 기존 브랜드의 자산가치와 영향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활용돼왔지만 최근들어 비용절감 차원을 뛰어넘어 「브랜딩」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마케팅」을 대체할 정도로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도 각사가 브랜드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원인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명품」의 브랜드 자산가치를 보전하는 데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LG전자는 「플라톤」이라는 신규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브랜드전 양상은 「명품」의 아성에 「플라톤」이 도전하는 형국이다.

 LG전자는 「플라톤」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TV매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완전평면TV시장에서 브랜드 자산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LG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했지만 상대적으로 그동안 최고급 TV브랜드로 채용해 온 「아트비전」의 축적된 자산가치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모험일 수밖에 없다.

 LG전자의 「아트비전」브랜드는 지난 93년 처음 도입돼 94년 「아트비전 그린」, 95년 「아트비전 골드」, 98년 「아트비전 라이브」로 확산되면서 소비자들로 하여금 「LG의 TV는 아트비전」이라는 인식을 심어왔다.

 그러나 LG전자 구자홍 CU장이 『TV는 이미지 싸움이다』며 과감한 브랜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플라톤」의 탄생을 불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LG전자는 「아트비전」 브랜드를 포기함으로써 발생하는 유무형의 손실을 만회하는 것은 물론 「명품」을 뛰어넘기 위해 「플라톤」의 성공에 TV사업의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이에 맞선 삼성전자는 지난 94년 첫 선을 보인 「명품」이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명품」의 자산가치를 보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96년 선보인 「명품 플러스 원」의 브랜드 자산가치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광고역량을 집중하는한편 완전평면TV도 「명품 완전평면」으로 정했다. 또한 최고급 프로젝션TV인 「파브」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LG전자에 앞서는 TV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플러스 원과 완전평면TV를 통해 「명품」의 브랜드 자산가치를 보존하는 한편 「파브」를 독립제품으로 위치시키는 분산다각화 전략을 마련했다.

 세가지 주력상품에 전략적으로 분산투자함으로써 TV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제고시키고 이것이 하부상품에까지 전이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파브」의 경우에는 오는 7월 수입선다변화제도 완전해제를 앞두고 생산회사보다는 브랜드를 더욱 부각시키는 전략을 채택, 외산 프로젝션TV를 겨냥한 시장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 브랜드전략팀의 한 관계자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구매를 결정하는 데 20%의 영향력을 발휘해 유통·품질·가격 등의 영향력을 앞서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브랜드 가치 제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능경쟁에 이은 LG전자와 삼성전자 양사의 브랜드 전쟁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TV시장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